공유

제19화

그는 찡그린 얼굴로 점점 더 멀어지는 손화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단호하게 떠나는 모습이 절대 단순히 떼를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사모님 정말 가셨어요!”

윤미숙은 불안한 마음에 발을 굴렀다.

“대표님께서 좀 달래시지, 왜 그런 말로 자기 아내를 위협하세요!”

“본인이 나가겠다잖아요!”

박연준은 화가 났다.

어제 그렇게 걱정했는데 미련 없이 바로 떠나버리다니.

아니, 오히려 윤미숙에게 더 애착이 가는 듯 자신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박연준의 질투와 분노가 섞인 시선이 윤미숙에게 향했다.

윤미숙은 그 눈길에 오싹한 느낌이 들어 자기 얼굴을 만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얼굴에 있는 검버섯이 거슬리세요?”

“...”

...

심나정은 민영빈의 가슴팍 위에 나른하게 누워 그림 그리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민영빈이 그런 그녀를 품에 감아 안고 격하게 입술을 감쳐물었다.

“밤새 한 걸로 모자라? 너 진짜 대단한 여자구나.”

“하루 이틀도 아니면서 새삼스럽게 뭘.”

느긋하게 말하던 심나정은 장난스럽게 민영빈을 바라보았다.

“내가 아까 한 말 들었어?”

“심나정, 넌 나보다 손화영한테 더 잘해주는 것 같아.”

민영빈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싫을 땐 죽이려고 들다가 필요할 때만 부탁하는 거야?”

“어차피 안 죽잖아. 원수는 천년 간다는데 이 정도 벌은 천년도 적은 거지.”

심나정은 살짝 미소 지었다.

“허, 너 나한테 빚진 거 평생 갚을 수도 없는 거 알아? 또 빌리면 대체 몇 번의 생을 거쳐야 갚을 수 있는데?”

짓궂게 심나정의 볼을 꼬집는 민영빈의 눈빛이 짙었다.

“난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금방 질려.”

“그래서 내가 열심히 벌어서 갚으려고 하잖아.”

심나정은 입술을 달싹였다.

“거짓말 아니야, 기회만 있으면 술집도 나갔어!”

“심나정, 말조심해. 쓸데없는 생각 마! 감히 몸 더럽히는 일 하면 죽여 버릴 거야!”

심나정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휴, 그렇게 돈도 못 벌게 하고 빌려주지도 않는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어디서 억울한 척이야? 손화영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