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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누가 데리러 오는데?”

정민호가 웃었다.

“나 다 들었어. 박연준 집에서 나왔다며, 둘이 이혼한다던데?”

“네가 알 바 아니잖아!”

손화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정민호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을 옮기더니 다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왜 나랑 상관 없어. 전에는 날 쳐다보지도 않더니 이젠 버려진 이혼녀가 됐으면 나 같은 건 감지덕지 아니야?”

손화영은 못마땅한 얼굴로 정민호를 바라보았다.

전에 정민호가 좋다고 그녀를 따라다녔지만 그녀는 그의 행실이 바르지 않아 싫어했다.

몇 번이나 그가 접근해도 그녀는 거절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전업주부로 일하면서 그와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접점이 없었고 박연준까지 있으니 두 사람 사이엔 더더욱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정민호를 이렇게 만날 줄이야.

더군다나 그는 다소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정민호, 나 아직 이혼 안 했고 아직 박연준 아내야.”

손화영이 말했다.

“이혼 얘기는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박연준이 어떻게 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

“박연준이 날 상대할 시간은 없을 것 같은데? 임청아가 돌아온 후 하루 종일 임청아 주변을 맴돌지 않아?”

정민호는 크게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손을 들어 손화영의 턱을 잡았고 손화영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나 건드리지 마! 날 건드리면 소리 지를 거야!”

“손화영, 봐, 여기 누가 있어?”

정민호가 입꼬리를 올렸다.

“차에 타, 집에 데려다줄게. 진심이야!”

손화영은 정말 정민호의 차에 타면 목숨까지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민호가 다가오려 하자 일그러진 얼굴로 내리는 폭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정민호의 손에 넘어가면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차라리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손화영은 힘차게 달렸지만 체력이 좋지 않았고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발이 미끄러져 심하게 넘어졌다.

재빨리 따라잡은 정민호가 우산을 들고 그녀 앞에 섰다가 천천히 몸을 웅크렸다.

그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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