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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한참 침묵이 흐른 뒤 공지훈은 언성을 높여 말했다.

“공지훈!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

공지훈은 살의를 띠고 있었다.

공지춘의 살기에 놀란 성운찬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도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있습니다! 어르신 목숨만은 살려 주세요!”

성운찬은 얼른 머리를 여러 번 조아렸다.

공지훈은 탁자를 탕 하고 힘껏 두드리며 크게 노했다.

“성운찬, 네 무모한 짓 때문에 십수 년 동안 짜놓은 판을 네가 망쳐 놓고도 목숨을 부지하려 하는 거니”

30여 년 전 공지훈은 막 공씨 가문의 권력자가 되었다.

당시의 그는 투지가 넘치고 기세가 드높았다.

그는 심지어 공씨 가문을 수도의 일류 가문으로 발전시키고 싶었다.

하여 성운찬에게 대구로 가라 명령했고, 염씨 가문의 지지하에 성운찬은 차츰차츰 풍운문의 문주가 되었다.

풍운문이 서서히 대구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곧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보였다.

하필 이런 때, 풍운문이 망했고 동시에 십여 년의 계략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 공지훈이 어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십수 년 동안 쏟아온 피나는 노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받아들이기 싫을 것이다.

공지훈이 화가 하늘 끝까지 치솟자 성운찬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성운찬은 무릎을 꿇고 몇 번이고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모두 임서우 그놈 탓이에요. 그놈이 드래곤 네이션 남부의 대다수 세력을 충분히 장악하지만 않았어도...”

성운찬은 계속 머리를 조아리며 그의 용서를 간절히 바랐다.

홀 전체에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성운찬이 끝없이 머리를 세게 내리박는 소리만 울릴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수도의 공씨 세력을 매우 꺼리는 성운찬은 어떠한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순순히 공지훈의 처분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10년 넘게 공씨 가문에 충성해 온 정을 생각하면 너의 목숨은 살려둘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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