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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곧이어 웨이터는 미리 준비해 둔 음식을 테이블에 가지런히 올려놓기 시작했다.

송민호, 신아름 그리고 허준호는 미리 호텔에 와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수아 씨, 제가 알아서 주문하긴 했는데, 따로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더 시키세요.”

송민호는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배려심을 선보였다.

“아니요, 전 괜찮습니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비위가 상하는데, 음식까지 먹게 되면 당장에서 토해낼지도 모른다.

“수아 씨, 호텔에 오래 된 유명한 술도 많은데, 마음대로 시켜보세요. 수아 씨에게는 무료로 다 드릴 수 있어요.”

송민호는 계획을 이어 나가려고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다.

“안 돼요. 우리 언니 차 몰고 왔을 텐데, 술 마시면 안 돼요. 그냥 음료수로 대신하게 해요.”

신아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수아를 위하는 척하며 그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나갔다.

그녀의 한마디에 신수아는 모든 고려를 던져버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음료수 한 잔만 주세요.”

오늘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마실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술잔을 입에 대지도 않을 것이다.

임서우와 함께 한 자리가 아니라면 그녀는 마음 놓고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송민호가 이미 음료수에 손을 썼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신수아를 제외한 나머지 이들은 술잔에 와인을 따르며 같은 맘을 품고 있다.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다 같이 건배해요.”

신아름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들을 향해 술잔을 높이 들자, 신수아도 예의를 갖추며 세 사람과 일일이 잔을 기울였다.

그러고 나서 보여주기식으로 한 모금만 작게 들이켰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신아름과 허준호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사인을 보냈다.

모든 것이 그들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고 마침내 성공에 이르렀다.

신수아는 독 안에 든 쥐와 다름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자, 이것도 좀 드셔보세요.”

송민호의 얼굴에는 웃음이 흘러넘치면서 좀만 기다리면 그녀를 덮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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