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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약속한 대로

그렇게 말하며 고유현은 옆에 있는 안서희를 가리켰고 이 선생님은 당황했다.

“네?”

“네는 무슨, 백 명이 한 사람당 400cc면 적지 않잖아요? 보통 헌혈하는 사람 100명 찾으려면 몇 번 나와야 해요? 연락처 하나로 그렇게 많은 피를 바꾸는 건데 합리한 거래 아닌가?”

이 선생님은 다소 망설였다.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그게 뭐 어때서요? 안 되면 이백 명, 삼백 명도 괜찮아요.”

이 선생님은 헛웃음을 지으며 안서희를 바라보았다.

“안 선생님...”

안서희가 물었다.

“요즘 병원 혈액이 많이 부족하나요?”

이 선생님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부족해요. 요즘 산부인과에 수혈이 필요한 고위험 산모들이 몇 명 있는데 혹시나 수혈할 때 다른 병원에서 가져오다가 시간이 지체돼서 위험해질까 걱정이에요.”

그녀는 몇몇 심각한 상태의 산모를 전부 담당하고 있었기에 잘 알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고유현이 물었다.

“어때요? 번호 하나에 500명, 거래할래요?”

이 선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됐어요, 그건 규정에 어긋...”

“해요.”

안서희는 고유현에게 말했다.

“정말 오백 명 부를 수 있어요?”

고유현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별거 아니죠.”

“합법적인 건가요?”

고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날 뭐로 보는 거예요? 인신매매범? 걱정하지 마세요, 지극히 합법적인 일이고 헌혈하러 오는 사람들도 절대 자진해서 하는 거니까.”

“좋아요, 그럼 지금 전화해요.”

“그냥 불렀다가 사람 다 도착한 후에 그쪽이 말을 바꾸면 어떡해요?”

안서희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테이블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 한 손으로 글씨를 쓰고 다른 손으로 글씨를 가린 뒤 다 쓴 종이를 책상 위에 거꾸로 올려놓았다.

“제 연락처 적은 종이 여기 위에 둘게요. 우리 두 사람이 한 쪽씩 잡고 있다가 500명이 헌혈 끝내면 이 종이 가져가요.”

고유현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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