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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이래도 그 여자 생각하는 게 아니야?

곧 전화기 너머에서 안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주혁! 어떻게 감히 내 전화를 안 받아? 내가 몇 번이나 전화했는지 알아? 왜 안 받았어?”

김주혁이 나지막이 말했다.

“안유진. 로비에서 기다려, 얼굴 보고 제대로 얘기할 게 있어.”

“로비? 나 임산부인데 로비에 앉아있으라고요? 몇 호실이야? 지금 바로 갈게.”

“내가 내려갈게.”

이곳의 발코니는 모두 바깥 계곡을 향하고 있었고 지난번 8층에서 안유진과 대화를 나눈 것도 안서희가 2층에서 다 들었는데 안유진을 자기 방으로 오게 하면 위층에 있는 엄마에게도 소음이 들릴까 봐 겁이 났다.

“아니, 난 로비에 있기 싫어!”

“그럼 다른 방을 달라고 할게...”

“김주혁, 네 방에 뭐 수상한 거라도 숨겨놨니? 아니면 여자를 숨기고 있는 거야?”

김주혁은 무겁게 말했다.

“아니.”

“그럼 왜 날 오지 못하게 하는 거야? 분명 수상한 게 있어!”

곧 그녀는 프런트 여직원에게 소리쳤다.

“김 대표님 어느 방에 있어, 말해!”

김주혁이 낮게 으름장을 놓았다.

“이건 우리 둘의 일인데 왜 남을 난처하게 해!”

“왜 그 여자를 그렇게 감싸는 거야! 걘 그냥 접수원일 뿐인데, 너 이 여자랑 바람피우는 거야?”

“안유진, 왜 넌 항상 내가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해? 내가 네 오해를 살 만한 행동 하나라도 한 적 있어? 왜 매번 미친 것처럼 히스테리를 부려? 한 번이라도 좀 정상적으로 대화할 수 없어?”

“정상적? 허.”

안유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됐어, 내가 직접 볼 거야! 일어나!”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컴퓨터 앞에 있는 여직원을 밀어내고 김주혁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방 번호를 조회했다.

“김주혁, 너 안서희가 묵었던 방에 있어? 이래도 그 여자 생각하는 게 아니야?”

김주혁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로비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곧장 계단으로 내려갔고 마침내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로비 입구에서 격앙된 안유진을 멈춰 세웠다.

안유진은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하려 했다.

“안서희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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