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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사랑해 마지않는

김주혁은 쓴웃음을 짓다가 얼굴에 난 상처를 건드리자 고통에 숨을 들이켰다.

“긁혔어.”

누가 한 짓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안서희는 그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상황이 좋지 않아요. 내가 신경외과 의사는 아니지만 학부 전공이 임상의학인데 지금 꽤 심각한 상황이에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는 거예요.”

김주혁의 얼굴이 창백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뭐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혈관에 혈전이 생겼을 수도 있죠.”

김주혁은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우리 이혼 때문일 거야. 그리고... 아이 일로 충격이 컸던 것 같아.”

안서희는 과거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돌렸다.

“이번에 아주머니 위기 넘기면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절대 자극을 줘서는 안 돼요. 안 그러면 정말 큰일 나요.”

김주혁은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다.

“안유진이 엄마 귀찮게 하지 않게 해야지.”

“그래요.”

김주혁의 두 눈에 분노가 스쳐 가며 무언가 결심한 듯했지만 안서희는 궁금하지 않았다.

김주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일렁거렸다.

“안서희, 나한테 더 하고 싶은 말 없어?”

“있어요. 시간 나면 바로 이혼 서류 접수하러 가요.”

김주혁은 멈칫하며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고유준 때문이야?”

안서희가 차갑게 말했다.

“집을 사야 하니까요. 다시는 누군가에게 함부로 쫓겨나는 인생 살고 싶지 않아요.”

김주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다소 넋이 나가 있었다.

“재산 분할 때문에 그래? 내가 그렇게 비열하지는 않아.”

“김주혁 씨, 이혼 후 집을 사는 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지만 혼인 중에 사면 당신이 협조해야 해요. 알아들어요?”

김주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서 시간 확인해 보고 연락할게.”

“서둘러요, 그 부동산 인기 많아서 늦게 가면 좋은 층 못 골라요.”

김주혁이 물었다.

“어딘데? 내가 알아볼 수도...”

“그럴 필요 없어요.”

“...”

“됐어요, 할 말 다 했으니까 이제 가도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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