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화 김주혁 마음에 박힌 가시

진씨 아주머니는 앞치마를 벗어 던지며 서둘러 백금희의 방으로 달려가 짐을 챙겼다.

김주혁이 어머니를 쳐다보니 백금희는 이미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염주 팔찌를 손으로 굴리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김주혁은 어쩔 수 없이 진씨 아주머니를 찾아갔고 진씨 아주머니는 재빠르게 옷가지와 생필품을 챙기며 이미 짐을 싸고 있었다.

“진씨 아주머니?”

“네, 도련님.”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뇨 아뇨, 그냥 앉아 계세요. 제가 할게요.”

김주혁이 뻗은 손이 허공에서 멈추며 쓸쓸하게 손을 거두었다.

“진씨 아주머니, 안유진을 무서워하시는 것 같은데요?”

진씨 아주머니는 극도로 부자연스러운 표정이었다.

“아, 아니에요.”

“무슨 일 있으면 그냥 솔직하게 말하세요.”

진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덤덤하게 웃었다.

“도련님, 저는 평생을 가정부로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셨지만 진정으로 저를 가족으로 대접해 주는 사람은 오직 여사님 한 분뿐이었고 도련님도 제가 친아들처럼 챙기고 있어요.”

“알아요.”

“도련님이 듣기 싫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과감하게 얘기할게요. 사모님과 이혼하고 안유진 양을 선택한 걸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예요.”

“...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도련님, 결혼은 평생 함께할 두 사람이 하는 건데 좋아하는 것과 늙을 때까지 곁에 있어 주는 건 별개예요. 안유진 양은... 어렸을 때부터 얌전한 사람이 아니었고 도련님과 만나면 적지 않은 사고를 일으킬 거예요. 게다가... 험담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본성이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김주혁은 얼굴을 찡그렸다.

“뭐 알고 계신 건가요?”

“별건 아니고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병아리 팔던 거 기억나요?”

“네.”

“병아리 파는 장사꾼이랑 말다툼하다가 벽돌로 상자 안에 있는 병아리를 전부 때려죽이는 걸 제 눈으로 봤어요.”

김주혁은 경악했다.

“... 때려죽였다고요?”

“네, 그 장면은 정말... 어른인 제가 봐도 무서웠는데 저렇게 어린 여자애가 어떻게 그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