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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산모수첩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진씨 아주머니는 이미 짐을 다 쌌다.

“도련님, 그럼 저랑 여사님은 이만 가볼게요. 여사님 요즘 기분이 좋지 않으셔서 안유진 씨 만나면 며칠 동안 잠을 못 주무실 것 같아요.”

밖에서 백금희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씨 아주머니, 짐 너무 많이 싸지 마시고 얼른 가요. 부족한 건 사면 되죠.”

“네 여사님, 바로 갈게요.”

진씨 아주머니는 대답을 하고는 김주혁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도련님, 오늘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진씨 아주머니는 가방을 들고 재빨리 걸어나갔다.

“여사님, 가요.”

“그래요, 가요.”

김주혁은 뒤돌아 곧장 따라간 뒤 진씨 아주머니의 손에서 가방을 건네 받았다.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백금희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진씨 아주머니가 차를 부를 거야.”

김주혁은 이미 두말없이 가방을 들고 문밖으로 나가 차 트렁크를 열었다.

그런데...

트렁크에 물건이 있었고 그건 안서희 것이었다.

뒤이어 나온 백금희도 그걸 보고 단번에 알아보았다.

“이거 안서희 옷 아니야? 왜 상자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어? 그리고... 이건 뭐야?”

핏자국이다.

끈적끈적하고 악취가 나는 액체로 변한 죽은 물고기의 핏자국이 연노란 니트에 묻어 있었다.

다른 옷들도 정도는 다르지만 거의 모든 옷이 훼손되어 온전한 것은 거의 없었다.

백금희는 한눈에 알아채고 차갑게 웃었다.

김주혁은 입을 꾹 다물고 상자를 들어 조수석에 올려놓은 뒤 어머니의 여행 가방을 그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뒷좌석 문을 열었다.

“엄마, 진씨 아주머니, 차에 타세요. 며칠 동안 산에 있는 리조트 호텔에서 지내요. 거긴 공기 좋고 조용해서 쉬기 좋아요.”

“...”

김주혁이 다시 물었다.

“엄마, 괜찮아요?”

그런데 백금희가 되물었다.

“주혁아, 너 정말 이혼하고 유진이랑 같이 살기로 마음 먹은 거니?”

“전...”

“사실대로 말해봐

“...”

백금희가 말했다.

“정말 평생을 같이 살 생각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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