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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그 여자 건드리지 마

“발코니에 있는 저 상자 내 차로 옮겨.”

고유현은 말하며 소매를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알았어, 힘쓰는 일은 나한테 맡겨. 내가 제일 남아도는 게 체력이야!”

“그리고... 스피커도 집에 두고 가지 말고 가져가.”

고유현은 당황한 채 김주혁과 안유진을 번갈아 보다가 결국 김주혁의 말을 듣기로 하고 안유진을 설득했다.

“유진 누나, 형 말이 일리가 있어. 우리 생각만 하고 이웃들한테 민폐가 되면 안 되잖아. 이렇게 해, 형한테 별장 사달라고 그래. 그럼 내가 별장에 스피커 가져갈게. 얼마든지 크게 틀어.”

안유진은 싫은 기색이 역력한 채 여전히 꾸물거리고 있었고 김주혁은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유현아, 나 일하러 가야 하니까 서둘러.”

“아, 알았어.”

고유현은 발코니로 가서 세 번의 시도 끝에 상자를 들고 나갔다.

“형, 내가 먼저 내려가서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그래.”

김주혁은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안유진을 경고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임신했으면 얌전히 태교나 해, 자꾸 심술부리지 말고. 네 사촌 동생이 그렇게 큰 사고를 쳤는데 내가 뒤처리 다 하고 있잖아. 자꾸 선 넘으면 걔를 바로 경찰서에 보낼 거야.”

사촌 동생 얘기에 안유진은 마침내 풀이 죽었다.

“주혁아, 우재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그러자 김주혁은 곧장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나 일하러 갈 거야.”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고유현은 이미 차 옆에 상자를 놓아둔 상태였다.

그는 차를 열어 상자를 트렁크에 넣었다.

고유현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형, 박스에 죄다 여자 옷이던데?”

김주혁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훑어봤다.

“문제 있어?”

고유현은 두려움에 목을 움츠렸다.

“아니, 아니야.”

“앞으로 안유진이 너한테 부탁할 일이 생기면 나한테 먼저 말해.”

“알았어, 형.”

김주혁은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랐지만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렸다.

“유현아.”

“형 왜 그래?”

“내 이혼에 끼어들지 마.”

“왜? 그 여자는 형 돈을 노리고 이혼을 질질 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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