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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여기가 네 집이야?

“그럼 내가... 내가...”

안유진은 좌우를 살피더니 장롱 위의 도자기 장식을 들고 배에 갖다 댔다.

“안 보여 주면 이거 부숴 버릴 거야!”

김주혁은 잠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꼭 보겠다는 거지?”

안유진이 말했다.

“그래!”

“좋아.”

김주혁은 그녀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봐.”

김주혁의 휴대폰은 심플했다.

이메일, 몇 가지 뉴스 앱, 그리고 카톡.

안유진은 하나하나 훑어보았다.

메일함에는 대부분 회사 부하 직원들과의 연락이 있었고 가장 빈번한 대화 상대가 그녀의 사촌 동생이자 현재 비서인 안우재였다.

뉴스 앱에서는 볼거리가 많지 않았고 평소 금융과 경제 섹션만 읽던 그에게 알고리즘이 띄운 뉴스도 모두 금융과 경제 관련이었다.

카톡은 맨 위에 김주혁의 어머니 백금희 연락처가 있었고 ‘엄마’라 저장되어 있었다.

[주혁아, 나 요즘 두통이 심한데 어떤 약을 먹으면 좋을까?]

[두통의 원인은 다양한데 병원 가서 검사해 보실래요?]

됐어, 그냥 진통제 좀 먹을게.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그런가 봐.]

[엄마, 요즘 잠을 잘 못 주무셨어요?]

[응, 근데 괜찮아.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히 일해. 한솔그룹 일로 바쁜데 엄마 걱정은 하지 마.]

고작 메시지 몇 줄, 그게 다였다.

김주혁이 물었다.

“다 봤어?”

안유진은 만족스러우면서도 민망했지만 꿋꿋이 턱을 치켜들고 오만하게 말했다.

“괜찮네.”

김주혁은 그녀의 손에서 가차 없이 휴대폰을 낚아채 갔다.

“비켜.”

안유진이 투덜거렸다.

“똑바로 얘기할 수 없어? 나 임산부요, 말조심해.”

“알았어. 존경하는 안유진 씨, 여기서 나가게 문 앞에서 비켜주시겠어요?”

“김주혁, 비아냥거리지 마!”

김주혁은 무시한 채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옆으로 당긴 뒤 문을 열고 나갔다.

“김주혁!”

“또 뭐야!!!”

안유진은 삐죽거렸다.

“왜 화를 내? 핸드폰 안 보여주니까 내가 의심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왜 무섭게 얘기해!”

“할 말이나 해.”

“갈 때 쓰레기 버려.”

“그래.”

김주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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