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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새로 온 마취과 의사

안서희도 사실 불안했다. 임수경에게 약을 받았을 때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

즉, 현재 센트럴 병원의 데이터에는 그녀가 낙태했다는 기록이 없었다.

이 과정을 엄격하게 따진다면 임수경은 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다.

안서희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나중에 원장님이 책임을 묻게 되면 모든 책임을 나한테 돌려요. 내가 시킨 거고 내 조수라서 거역할 수 없었다고.”

임수경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안 선생님, 저는...”

안서희는 그녀를 다독이는 눈빛을 보냈다.

“그냥 그렇게 말해요, 겁내지 말고.”

10분 후,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임수경이 목을 움츠린 채 문을 열었다.

“원장님.”

원장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

“내가 그렇게 무서워?”라는 표정을 지었다.

“무서운 게 아니라 원장님을 존경하는 거예요.”

원장님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밖에 모른다는데 수경 씨는 좀 다르네.”

임수경은 입꼬리를 당기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원장이 들어오자 안서희는 책상을 붙잡고 일어섰다.

“원장님.”

원장은 다리를 다친 것에 크게 놀라지 않는 듯 손을 들어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리가 불편하니 얼른 앉아.”

“원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업무에 지장 없고 걷는 데 조금 불편할 뿐이지 앉거나 서서 수술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원장님은 안심시키듯 웃었다.

“그렇게 능력이 뛰어난데 아직도 내가 해고할까 봐 겁나? 그래, 당분간 푹 쉬고 무슨 일 있으면 조수한테 시켜. 절대 잔병 남기면 안 돼. 센트럴 병원 산부인과는 서희 씨한테 달렸다고.”

“원장님 과찬이세요.”

“잘하면 칭찬을 받아야지. 참, 요즘 병원에 피가 부족한데 헌혈 차로 가 있어. 채혈은 앉아서 하니까 힘들지도 않고 푹 쉬면서 마음도 추스르고.”

안서희가 물었다.

“원장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어요?”

“아, 원래는 다음 주 월요일 정기 회의 때 발표하기로 했는데 우리 병원에 유학파 마취과 선생님을 데려왔어. 학력이나 이력서도 아주 훌륭하고 외국에서 높은 연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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