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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형 일에 참견하지 마

“고유준, 나랑 한 글자 달라.”

김주혁의 눈이 위험하게 가늘어졌다.

“의사야?”

고유현이 기뻐했다.

“형, 우리 형 알아? 대단한데, 우리 형 잘난 건 알았지만 이렇게 잘났어? 형처럼 본 적 없는 사람도 다 알 정도로...”

김주혁이 피식 웃었고 마침 웨이터가 술을 가져오기에 건네받아 단번에 들이켰다.

고유현이 말렸다.

“형, 이거 보드카야. 한 모금에 다 들이켜는 게 아니라고, 천천히 마셔.”

“네 형이 누구 좋아하는지 알아?”

고유현은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도 철저히 숨겨서 우리 엄마도 몰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고유현은 지인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주호민, 여기야!”

주호민은 한걸음에 달려와 인사를 건넸다.

“형.”

고유현은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형이 한참 기다렸어.”

“차가 막혀서, 밖에 차 엄청나게 막혀.”

주호민은 김주혁 옆에 앉자마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잠금 화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며 물었다.

“형, 내가 알려줄까 아니면 직접 볼래?”

김주혁이 물었다.

“또 올렸어?”

“응, 조금 전에.”

고유현이 물었다.

“뭘 올려? 얼마인데? 주호민, 왜 이렇게 흥분해?”

주호민은 그를 흘겨보았다.

“SNS에 사진 올렸다고, 돈이 아니라.”

“누가 사진 올렸는데?”

“권진아.”

고유현은 순간 당황한 듯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자 SNS는 왜 보는 거야?”

주호민은 콧방귀를 뀌었다.

“형 일에 참견하지 마.”

그러고는 SNS를 열어 김주혁에게 건넸다.

“형, 봐.”

김주혁은 전화를 건네받았고 권진아는 글 없이 사진 한 장만 올렸다.

사진 속 장소는 그도 아는 곳이었는데 오늘 그 식당 밖이었다. 권진아가 주위 구경꾼들을 모자이크 해놓아서 가운데 있는 두 사람이 무척 눈에 띄고 분위기가 있었다.

남자는 카메라를 등진 채 여자를 품에 안고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품에 안긴 여자는 너무 작아서 그의 몸에 완전히 가려져 폭포수처럼 늘어뜨린 검은 머리카락과 날리는 치맛자락만 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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