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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뺨이라도 때릴까 봐

여경이 허허 웃었다.

“왜 당신이 아니라 저 여자한테 전화했는지 정말 몰라요?”

안유진은 입술을 깨문 채 굴하지 않았다.

“괜찮아요, 다음엔 절 부르세요.”

여경은 더욱 할 말을 잃었다.

“왜요, 김주혁 씨가 여기 또 왔으면 좋겠어요?”

한 방 먹은 안유진은 상대가 경찰이라 밖에서는 마음대로 횡포를 부려도 경찰서에서 경찰을 상대로 난동 부릴 수는 없었기에 타깃을 안서희로 바꿨다.

“안 선생님.”

앞으로 다가온 그녀가 가식적으로 웃었다.

“오늘 신세 많이 졌네요. 주혁이는 모르는 사람 상대하기 싫어해서 제가 대신 고맙다는 인사 할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요.”

벽을 붙잡고 서 있었던 안서희는 안유진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고 오늘 다리를 다쳐 빨리 걷지 못하는 게 한이었다. 진작 자리를 떠났으면 저런 시답잖은 소리를 들을 일도 없는데.

“네.”

그녀는 무덤덤하게 대꾸하면서 계속해서 벽을 붙잡고 밖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안유진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안서희의 다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의심과 경멸이 뒤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오늘 차에 살짝 부딪힌 것 같은데 이렇게 심각할 건 없지 않나요?”

안서희가 웃었다.

“안유진 씨.”

“네?”

“지금은 절 멀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왜요, 내가 또 도로로 끌고 갈까 봐?”

“내가 참지 못하고 당신 뺨이라도 때릴 것 같아서.”

안유진은 살짝 당황했다.

“당신...”

“안유진 씨, 오늘 여기서 확실하게 얘기할게요. 앞으로 또다시 내 앞에서 허튼수작 부리고 시답잖은 소리 했다가 나한테 맞아도 날 원망하지 마요.”

그 말을 믿지 않았던 안유진은 자기 배를 더 앞으로 내밀었다.

“나 임산부예요. 안 선생님은 산부인과 의사인데 저를 건드려서 제 아이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시려고요...”

“그건 걱정하지 마요. 내가 유산 안 하고도 제대로 정신 차릴 수 있게 때려줄 거니까.”

안서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김주혁을 돌아보았다.

“김주혁 씨, 그 쪽한테 하는 말이기도 해요. 개를 키우는 건 상관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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