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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다음번엔 아내가 바뀔 수도

“안서희, 낙태하면 아기도 통증을 느껴?”

“겨우 한 달 조금 넘었고 세포일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고통은 못 느껴요.”

“그럼 넌, 아팠어?”

안서희는 잠시 말을 멈췄다.

“생각해 봤어. 넌 아침 7시 넘게 출발해서 내가 병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4시가 넘었는데 넌 그때 막 낙태를 했어. 8시간 가까이 일부러 나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거야, 아니면 낙태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린 거야?”

안서희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일부러 지갑을 두고 온 건 아니에요.”

“...”

“사실 안유진이 돌아왔을 때부터 어떤 과정을 거치든 결국엔 이혼하고 당신이 그 여자 곁으로 갈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날 호텔에서 두 사람이 테라스에서 하는 말도 다 들었어요. 난 부처가 아니라서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그냥 빨리 당신들 곁을 떠나서 다신 보고 싶지 않았고 급하게 나오다 보니 지갑을 떨어뜨린 거죠.”

김주혁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숙인 채 다소 멍한 눈빛이었다.

안서희가 말했다.

“그날 마침 공교롭게도 병원에 환자가 많지 않아서 바로 임수경 씨 찾아가서 낙태약 처방 받았어요.”

병원에는 환자가 없었고 임수경은 그녀의 조수였기 때문에 약을 구하는 과정은 순조로웠다.

리조트에서 센트럴 병원까지 차로 이동하는 데 길어야 2시간이 걸렸으니, 나머지 6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요.”

안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약을 받아도 겁이 나서 먹지 못했어요. 2시간 동안 망설이다가 삼켰죠.”

김주혁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쓸었다.

“그럼 4시간 넘게 걸렸다는 건데...”

“대충 그렇겠죠. 구체적인 시간은 확인하지 않았어요.”

안서희가 고개를 들었다.

“이 얘기는 그만하고 싶네요.”

김주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몇 분 더 기다리자 경찰관이 석방 서류를 들고 나왔고 김주혁이 손을 내밀어 받으려 했지만 여경은 주지 않았다.

“이건 보석 보증인에게 주는 거니까 아내 분이 받아야 해요.”

그런데 안서희가 말했다.

“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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