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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내 아이를 위해서

안서희가 말했다.

“집을 사고 싶어요.”

김주혁은 이해했다.

지금 집을 사면 부부 공동 재산으로 간주할까 봐 두려운 거겠지.

“...안유진이 했던 헛소리는 듣지 마.”

“헛소리 아니죠. 저도 혼인법 찾아봤는데 사실이던데요.”

김주혁이 말했다.

“나는... 만나는 남자가 있는 줄 알았어.”

“법적으로는 난 아직 결혼한 상태고 이혼 후 바로 찾아갈 첫사랑도 없어요.”

김주혁은 또 한 번 쓴웃음을 지었다.

“전에는 네가 유난히 부드럽고 여린 여자여서 지켜주고 비바람 막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너도 꽤... 날카롭네.”

“인정할게요, 비아냥거리는 거예요. 당신 첫사랑이 예의 바르고 도덕적인 사람이었다면 나도 아무 말 없이 그 사랑 응원했을 거예요. 날 괴롭히지 않고 한 번이라도 좋게 대화를 이어가면서 당신들 지난 사랑에 대해 말해줬으면 나도 원망하지 않고 알아서 물러났을 거라고요. 그런데 하필 날 제일 괴롭히는 방식을 택하잖아요. 우리가 헤어지기 전이든 후든 상관없이.”

“사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어. 어렸을 때도 걔도 굉장히 상냥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는데...”

“예전에? 언제요?”

“네 살 전에.”

안서희는 어이가 없었다.

“참도 예전이네요.”

네 살이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시기일 텐데.

“사람이 크면서 변하는 건 당연하죠.”

“그래, 네살 전엔 무척 귀여웠는데 나중에 한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을 때 이미 7, 8살이었어. 그때부터 지금이랑 비슷해졌다. 다른 아이들이 교과서 들여다볼 때 걘 나무에 올라가서 부모님도 자주 학교에 오셨지.”

안서희가 중얼거렸다.

“두 사람 참 잘 어울리네요.”

“왜 그런 말을 해?”

“그쪽 동창들이 하는 말 들으니까 중학교 때 쉽게 다가가지 못할 사람이었다면서요.”

김주혁은 조금 놀란 듯했다.

“내 동창을 알아? 누구?”

“최민재요. 지난번에 날 동창회에 데려갔을 때 얘기하는 거 들었어요.”

김주혁은 묵인하듯 고개를 숙이고 입꼬리만 올렸다.

“우리 학교에도 그런 일진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원칙이 있어서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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