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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안 오면 죽여버릴 거야

“난 잘못한 것 없어. 안서희가 마음 접지 못한 거야 지난번 병원에서도 잘 얘기하고 내가 배즙까지 보내줬는데 내 말을 못 알아듣잖아. 그래서 한 달 동안 이혼 미루고 오늘 다시 만나러 온 거고. 허, 내가 그 속셈 모를 줄 알고. 그런 여자는 질리도록 봤어! 제대로 혼내줘야지 안 그러면 날 만만하게 본다니까?”

“그래.”

김주혁은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넌 여기서 먹어. 난 갈 거니까.”

“김주혁, 거기 서!”

김주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발걸음을 돌려 주차장으로 향했다.

“김주혁! 한 발짝이라도 더 앞으로 가면 지금 당장 도로로 뛰어나가서 차에 치여 너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야!”

“...”

“내가 감히 못 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거 놔, 갈 거야!”

안유진의 소란으로 인해 막 꺼지려던 소동이 다시 시작될 기미가 어렴풋이 보였고 옆에 있던 누군가가 설득했다.

“잘생긴 남자분, 얼른 아내 좀 달래요. 원래 여자가 임신하면 감정 기복이 심해요.”

“그래요, 당신 아이까지 임신했는데 그쪽 탓도 있어요. 안 그러면 여자가 왜 이렇게 사사건건 남에게 뺏길까 봐 불안해하겠어요?”

“그래요, 그쪽이 평소에 다른 여자들과 거리를 두지 않은 거죠? 그래서 여자가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죠? 이성 친구, 여사친 이런 건 다 끊어요. 아내랑 아이로 충분하지 않아요?”

“가끔 그런 여우들이 있어.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자한테 들러붙으려는 것들. 말만 그럴듯하게 우린 친구야, 형제야 하면서 사실 속으로 딴 속셈을 차리고 있잖아.”

“아, 그게 제일 싫어! 차라리 그냥 나도 좋아하니까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게 낫지, 굳이 친구라는 핑계 대면서 선 넘으려 하고 사람 위하는 척 입바른 소리만 해대는 여자는 정말 어이가 없어. 당신 아내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해요, 그런 고단수 여우를 만났나 보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렸고 뒤에서 안유진은 그가 마음이 변했고, 잡은 물고기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20년 감정을 배신했다며 속상하게 울었다.

김주혁은 하고 싶은 말이 가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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