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9화 김주혁 씨, 자중해요

안서희는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래’ 그 질문이 어느 날 자신에게도 벌어질 줄은 몰랐다.

시어머니 백금희와는 나름 화목하게 지냈다.

모녀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사이였기에 이런 질문에 대해서 김주혁은 겪어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을 때 그 당사자가 자기 어머니와 아내가 아니라 전처와 현 아내일 줄은 더더욱 몰랐겠지.

안유진은 배가 불렀음에도 악력이 작지 않았기에 안서희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레스토랑은 사람이 많았지만 그녀는 임산부였기에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나가니 행여 부딪혀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성가신 일이 생길까 봐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안유진은 임신한 지 오래되었고 자궁경부 수술도 받았기에 그녀의 태도는 강경했다. 안서희를 끌어들여 김주혁에게 둘 중 한 명을 선택하게 할 생각이었다. 안서희는 그녀에게 끌려가면서 차마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만 돌아보며 얼굴을 찡그린 채 소리쳤다.

“김주혁 씨, 뭐 하고 있어요?”

김주혁은 재빨리 달려와 안유진의 앞을 온몸으로 막았다.

“그만하지 못해?”

“아직 부족해!”

김주혁은 안서희를 잡아당기는 그녀의 손을 끌었다.

“손 놔, 나랑 같이 집에 가자.”

“안 돼!”

안유진은 더 꽉 움켜쥐었고 안서희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본 김주혁의 눈가에 죄책감의 흔적이 스쳐 지나갔고 그는 더 이상 세게 잡아당기지 못한 채 간절히 애원했다.

“그만해 제발,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어?”

안유진은 그를 바라보고 비웃으며 매섭게 노려보다가 모두가 방심하고 있을 때 안서희를 거칠게 잡아당긴 다음 망설임 없이 차들이 오가는 도로로 달려갔다.

“꺄아악!”

식당 입구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며 이윽고 여러 대의 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 부딪힌 것 같아요!”

“피가 나요!”

“맙소사, 누가 좀 도와줘요. 임산부가 있어요!”

김주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늘한 기운이 밀려오며 문 쪽으로 몰려드는 인파를 밀어내고 밖으로 뛰어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