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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아는 사이라고 다 친구는 아니지

이 말에 고유준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저 사람은 이 사건을 중간까지 맡았다가 갑자기 귀국하면서 다른 변호사에게 넘겼어. 나도 그때 응급조치한 의사라 사망진단서를 발급했을 뿐, 나랑은 상관없는 사건이었지. 그리고 나도 귀국 준비하느라 정신없었는데 이 사건 아마 아직 판결 안 내렸을걸?”

권진아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해외는 정말 업무 효율이 낮네, 쯧쯧.”

고유준은 가볍게 웃었다.

“그래도 제인 변호사는 정말 인상적이었어.”

“왜?”

“이건 여자 사생활이라 사생활 존중 차원에서 일단은 얘기하지 않을게.”

권진아는 입을 삐죽거렸다.

“분명 좋은 일은 아니겠지.”

고유준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묵인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잠시 후 웨이터가 서둘러 다가와 말했다.

“안녕하세요...”

권진아가 물었다.

“설마 파인애플 라이스 또 매진됐어요? 그럴 줄 알았어요. 여기 그게 제일 핫해서 자주 매진되잖아요. 없으면 됐어요. 환불해 주세요.”

웨이터는 고개를 저었다.

“파인애플 라이스는 이미 주문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두 분이 오셔서 합석하시겠다고 하셨어요.”

“제 친구들이요?”

“네, 그렇게 말했어요.”

권진아는 고유준을 바라보았다.

“또 누구 불렀어?”

고유준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없는데.”

권진아는 웨이터에게 다시 확인했다.

“제 친구 맞아요? 제 이름을 얘기했어요?”

“방금 문 앞에서 얘기 나누셨는데... 아, 저기 오네요.”

웨이터는 정중하게 안내하는 손짓을 보내며 허리를 살짝 굽혔고 안서희의 자리에서 안유진의 불러온 배와 걱정이 가득한 김주혁의 얼굴이 보였다.

권진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저 사람들 제 친구 아니에요. 전 저 사람들 몰라요.”

웨이터는 당황했다.

“엇, 친구가 아니라고요?”

“당연히 친구죠.”

안유진은 배를 부여잡고 웃으며 걸어와 웨이터에게 말했다.

“아까 봤잖아요, 우리 얘기 나누는 거.”

권진아가 조롱했다.

“싸운 거겠죠.”

“어쨌든 우린 서로 아는 사이잖아요.”

“아는 사이라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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