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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대체 어딜 봐서

안유진은 차갑게 웃으며 조롱했다.

“안 선생님, 포기 못 하면 못하는 거지, 진실을 말하는 게 수치스러운 것도 아닌데 왜 부정하세요?”

“어딜 봐서 내가 포기 못 한 것처럼 보이죠?”

안서희의 말투는 충동적이지 않았고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말싸움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임수경에게 말했던 것처럼 상대가 자신을 괴롭혔을 때 결코 가만히 당하고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이는 안서희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거침없이 쏘아붙인 말이기도 했다.

이전에도 대치한 적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예의 바르게 대했고 이렇게 직접적으로 맞받아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안유진은 잠시 얼어붙었다가 이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한 달 넘게 못 봤죠? 전에 내 집 마련한다고 하시던데 집은 사셨어요?”

“...”

“아직 돈이 부족하죠?”

안유진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하긴. 안 선생님은 아직 나이도 젊으시고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돈이 한두푼이 아니라서 월급쟁이가 집 살 돈이 없는 것도 당연하죠. 주혁이랑 헤어지고 지낼 곳도 없는데 어디서 지내요? 호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월급으로 호텔비가 감당돼요?”

안서희가 차갑게 말했다.

“전 친구가 있어서 안유진 씨가 걱정할 일은 아니네요. 길거리 노숙할 정도는 아니라서요.”

“아, 친구 집에서 지내는 거였어요?”

안유진이 말했다.

“그러면 남한테 빌붙어 사는 거네요. 왜요, 주혁이한테 불쌍한 척해서 돈이라도 좀 받아내려고요?”

“걱정 마요. 집 사고 싶어도 내 노력으로 사는 거지, 그런 식으로 부자 될 생각은 없으니까.”

“그럼 여긴 왜 왔어요, 주혁이랑 재회하려고?”

“그만해!”

김주혁의 얼굴이 굳어지며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사람들도 많은데 그만하지 못해?”

안유진은 곧바로 반박했다.

“내 말이 틀렸어? 저 여자가 이런 레스토랑에 올 사람이야? 전에는 그렇게 고고한 척하더니 사실은 마음 편히 먹고 자는 생활이 그리웠던 것 아니냐고? 김주혁, 정신 차려. 저 여자는 너 노리고 온 거야.”

“입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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