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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혼자 착각하지 마

식당에 도착한 후 안서희와 권진아는 따로 움직였다. 안서희는 자리를 차지했고 권진아는 번호표를 뽑았다.

이 가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는데 인테리어가 유럽풍이었다.

안서희는 이곳이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라서 SNS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이 되었기에 맛은 딱히 기대하지 않았다.

중세기 유럽풍 건물에 바로크 지붕이었고 금빛이 반짝이는 게 연회를 여는 궁전을 방불케 했다.

그리고 레스토랑 문 앞에 호박 마차가 있었는데 많은 여자애들이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호박 마차 주변에서 말다툼이 일어난 듯 사람들이 몰렸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안서희의 귀에 날카롭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애들은 다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 임산부가 우선인 거 몰라?”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더욱 익숙한 모습의 그 사람이 서 있었다.

못 본 사이 김주혁은 많이 수척해진 듯했다. 귀티가 나던 암밴드도 오늘은 착용하지 않았다. 안서희는 그의 옷소매를 힐끗 보았다. 늘어나서 착용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안유진이 앞에서 열 살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김주혁은 뒤에서 난감해하며 안유진을 말렸다.

“됐어. 그만해.”

“말리지 마. 오늘 이 버르장머리 없는 애를 혼 좀 내야겠어. 노약자와 임산부는 취약 계층이라 어디서든 항상 양보해야 한다고.”

여자아이가 울면서 말했다.

“여긴 버스나 지하철이 아니잖아요. 사진을 찍는 곳일 뿐이라고요.”

“공공장소면 취약 계층한테 양보해야 해. 그리고 왜 자꾸 우리 남편한테 달라붙어? 이미 가정이 있고 내가 임신한 게 안 보여?”

“전 그런 적 없어요.”

“없다고? 아까 우리 남편을 몰래 찍는 거 봤어.”

“저...”

여자아이는 법정에서 설전을 펼치던 변호사의 상대가 아예 아니었다. 단 몇 마디에 말문이 막혀 울면서 인파 속을 뛰쳐나갔다. 그러다가 실수로 안서희와 부딪히고 말았다.

“죄송해요...”

여자아이는 울면서 사과하고는 급하게 도망쳤다. 곧이어 김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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