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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시간이 약

“하하. 웃기지? 김주혁 같은 사람 처음 봤어. 어리석다고 하기엔 대기업을 아주 잘 경영하고 있고 똑똑하다고 하기엔 또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고.”

안서희가 말했다.

“사랑 때문이겠지.”

권진아가 코웃음을 쳤다.

“정말 이해가 안 가. 김주혁은 대체 안유진이 뭐가 좋다고 그래? 주권도 완전히 다 빼앗기고.”

안서희의 평가는 이러했다. 한 사람은 매질하고 한 사람은 기꺼이 얻어맞았다.

“아무튼 이 일 결국에는 김주혁이 책임지기로 했어. 네 전 시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나서 쓰러졌다고 하더라고. 이 바닥에 소문이 다 퍼졌어.”

“그래...”

“그게 끝이야? 기쁘지 않아? 가자, 나가서 제대로 축하해야지. 지난번에 그 식당도 먹어보지 못했잖아. 오늘 한 번 더 가자.”

안서희가 고개를 내저었다.

“거기 사람 너무 많아서 기다려야 하잖아. 그냥 아무거나 먹으면 돼.”

권진아가 동의하지 않았다.

“안 돼! 그 집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단 말이야.”

안서희는 배가 아픈 게 많이 나은 듯했다. 권진아는 그녀가 괜찮아지자 차에 태운 후 직접 안전벨트까지 해줬다.

안서희가 아직 눈살을 찌푸린 걸 보고는 배시시 웃으면서 두 눈을 깜빡였다.

“걱정 마. 난 평생 연애 같은 거 안 하니까 이 조수석은 언제든지 앉아도 돼.”

안서희가 실소를 터트렸다. 안유진에 관한 사소한 일까지 권진아에게 얘기한 게 살짝 후회되었다.

권진아가 사람은 좋지만 가끔 독한 말을 내뱉었다. 안유진이 조수석에 앉은 그 일을 알게 된 후 매번 차에 탈 때면 조수석의 자리권을 한바탕 얘기하곤 했다. 그러고는 안유진을 욕하고 나서야 멈췄다.

“안유진 그 여자는 정말 전형적인 여우야. 그때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맞서 싸웠어야 했어.”

안서희는 의자에 기댄 채 창밖을 내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맞서 싸운 다음에는? 주혁 씨는 분명 안유진을 감싸고 돌 텐데. 그럼 나만 화가 나고. 굳이 그럴 필요 있나?’

권진아는 사정없이 욕했다.

“있잖아. 무슨 일이든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하지 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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