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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희생양

김주혁과 안유진이 나중에 어떻게 사는지를 안서희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지금 갑자기 두 사람의 이름을 들어도 사실 별로 감정 기복이 없이 무덤덤하기만 했다.

“잘 지내든 잘 지내지 못하든 그건 다 그 사람이 선택한 길이야. 그 사람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지, 뭐.”

“가치?”

권진아가 코웃음을 쳤다.

“김주혁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걸? 최근에 적지 않은 일이 생기면서 김주혁 이 바닥에서 완전히 웃음거리가 됐어. 내가 천천히 얘기해줄게...”

안서희가 손을 내밀었다.

“그만. 일단 일부터 하고. 밖에 기다리는 환자가 많아.”

권진아도 다른 환자의 진료 시간을 잡아먹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안서희에게 얘기하고 싶어서 입이 간지러워 일어서면서 말했다.

“그럼 사무실에서 기다릴게.”

그런데 오늘따라 환자가 특별히 더 많았다. 안서희는 7시가 넘어서야 사무실로 들어왔다. 권진아는 안서희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드디어 왔구나.”

안서희는 허리가 아픈지 허리를 붙잡았다.

“미안. 오래 기다렸지?”

“미안하긴.”

권진아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허리 아파?”

“생리 왔어.”

“예전에는 안 아팠잖아. 왜 갑자기...”

권진아는 뭔가 알아차린 듯 멈칫했다.

“아이 지운 후에 첫 생리야?”

“응.”

매번 아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안서희의 얼굴에 속상한 기색이 역력했다.

권진아도 잘 알고 있었다. 아이를 지우는 게 가장 이성적인 선택이긴 하지만 그 아이는 안서희의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돼버렸다는 것을.

“말해봐. 아까 하고 싶었던 얘기 많았잖아.”

권진아는 걱정스럽게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진짜 괜찮아? 얘기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안서희는 허리를 곧게 펴고 의자에 기대앉았다.

“쉬면서 들을게.”

“그래도 되고.”

권진아는 최근에 있었던 일을 안서희에게 다 말해주었다.

“며칠 전에 한솔 그룹이 또 수십억 날렸대.”

안서희가 물었다.

“안유진의 사촌 동생이 실수해서?”

권진아가 경멸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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