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7화 날 사랑하면 내 말 들어

“아, 초기화했어. 그럼 안서희에 대한 모든 흔적이 지워지잖아. 너도 걔에 관한 거 더는 볼 수 없고.”

김주혁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서희랑 연락했다는 증거 찾았어?”

안유진이 가볍게 웃었다.

“아니. 잘하고 있어. 아주 칭찬해.”

“없다면서 왜 초기화한 건데?”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안유진은 김주혁의 등을 토닥이면서 경험자처럼 말했다.

“전에 네 휴대전화에 계속 내 사진을 남겨뒀었던 건 날 잊지 못해서 그런 거잖아. 그래서 안서희에 관한 거 다 지웠어. 혹시라도 다시 마음이 생길까 봐.”

김주혁은 휴대전화를 잡고 홈 버튼을 여러 번 눌렀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끄면 초기화를 멈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꺼보기도 했지만 다시 켜보니 96%에서 97%, 98%, 99%까지 갔다가 100%가 되었다.

초기화가 완료되었다!

그는 휴대전화 화면에 뜬 알림을 보면서 절망에 빠진 듯 두 눈을 감았다. 그런 그와 달리 안유진은 무척이나 좋아했다.

“앗싸, 드디어 됐어. 너무 늦어.”

“유진아, 내 휴대전화에 서희에 관한 거 별로 없었어. 다 네 사진이고 우리 둘 대화 기록에 메시지뿐이야.”

안유진이 어깨를 들먹였다.

“괜찮아. 내가 이젠 널 받아줬으니까 그런 거로 날 그리워하지 않아도 돼.”

“근데 업무에 관한 파일도 많았고 연락처도 있었다고. 그게 다 얼마나 중요한 건데!”

안유진이 말했다.

“그것도 괜찮아. 비서한테 시키면 되지.”

“그걸 다시 찾자면 업무량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그러자 안유진이 코웃음을 쳤다.

“비서한테 월급 주면서 일을 시키는데 뭐가 잘못됐어? 비서는 대표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김주혁은 어이가 없었다.

“그래. 그걸 다 할 수 있다고 쳐도 시간이 필요할 거 아니야? 그것 때문에 다른 일이 지체되는 건?”

“야근하면 되지. 야근해서도 안 되면 밤새워서라도 하게 해. 비서가 하는 일이 그거 아니야? 일을 제때 하지 못한 탓에 대표의 일에 영향 줘서 회사가 손해를 보면 월급을 깎고 보너스를 깎아. 깎이다 보면 아까워서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