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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이미 바람피웠어

김주혁이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지도 같았는데 그의 휴대전화가 아니라 안유진의 것이었다.

그가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이게 뭐야?”

“오늘 네 행적!”

김주혁은 놀란 나머지 자리에 굳어버렸다.

“내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 깔았어?”

“흥.”

안유진이 그를 째려보았다.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네가 퇴근하면 계속 센트럴 병원으로 가는 거? 거기 가서 뭐 해? 네가 계속 이러면 안서희가 포기하지 않는다고. 알아?”

김주혁은 살짝 화가 났다.

“유진아, 네가 원하는 거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있어. 근데 나도 프라이버시가 있다고.”

“프라이버시는 무슨. 우리 같이 살고 있잖아. 네가 이혼하면 우리가 결혼도 할 거고. 부부 사이에 무슨 프라이버시야? 혹시 바람피우고 싶어서 이래?”

그러자 김주혁이 갑자기 웃었다.

“난 이미 바람피웠어.”

안유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우린 바람 아니야. 진짜 사랑이라고.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내연녀야.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은 결혼도 아니야. 기껏해야 같이 사는 동거인 정도지.”

김주혁은 답답한지 한숨을 내쉬었다.

“넌 혼인법을 그렇게 배웠어?”

안유진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이건 구체적인 예시로 분석한 거야.”

“마음대로 해.”

김주혁이 물었다.

“내 휴대전화는?”

“이따가 줄게.”

“어디 뒀어?”

“이따가 준다잖아. 뭐가 그렇게 급해?”

안유진이 짜증 섞인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았다.

“경고하는데 앞으로 다신 안서희를 만나지 마. 알았어?”

김주혁이 침을 꿀꺽 삼키더니 답답한 말투로 말했다.

“서희한테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서희한테 미안한 짓을 한 건 우리야. 그리고 아이도 금방 지웠는데...”

“아이 지웠는데 뭐? 우리가 뭐 목에 칼 대고 지우라고 협박이라도 했어? 안서희가 혼자 결정해서 지운 거잖아.”

김주혁이 말했다.

“만약 아이를 지우지 않았다면? 9개월 후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 데리고 우리 집에 들어가서 살 수 있어?”

“꿈 깨라고 해!”

안유진이 눈을 희번덕거렸다.

“애를 낳아서 김씨 가문의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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