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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

김주혁이 저녁 11시가 넘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안서희는 계속 나오지 않았다. 그가 한 간호사를 잡고 물었다.

“산부인과 안서희 선생님 아직 병원에 있어요?”

그러자 간호사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안 선생님 진작 퇴근하셨는데요?”

“급한 환자가 있어서 병원에 온 거 아니었어요?”

“아, 유산하신 그분이요?”

간호사가 계속하여 말했다.

“출혈 멈춰서 지금 중환자실로 옮겼고 중환자실 선생님이 계시니까 안 선생님은 퇴근하셨어요.”

“문 앞에서 계속 기다렸는데 나오는 거 못 봤는데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아, 병원에 옆문이 있어요. 옆문으로 나갔나 보죠.”

안서희가 진작 퇴근했다고 했다. 김주혁을 피하려고 일부러 옆문으로 돌아갔다.

김주혁이 씁쓸하게 웃으며 두 눈을 감았다. 간호사가 그에게 물었다.

“안 선생님은 무슨 일로 찾으시죠?”

“그게...”

김주혁이 멈칫하다가 물었다.

“방금 임산부가 유산해서 큰 출혈이 생겨서 안서희 씨가 왔다고 했죠?”

“네.”

“유산하면 큰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큰가요?”

“크진 않아요. 사람마다 달라요.”

“엄청... 아프겠죠?”

간호사가 대답했다.

“당연하죠. 살이 배 속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아프지 않을 리가 없죠.”

김주혁은 무슨 정신으로 운전하여 집으로 왔는지도 잘 몰랐다. 돌아오는 길 내내 간호사의 그 한마디가 귓속에 맴돌았다.

“살이 배 속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아프지 않을 리가 없죠.”

산에서 병원까지 달려온 그날이 문득 떠올랐다. 안서희는 널찍한 환자복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에 핏기라곤 전혀 없었다. 만약 권진아가 부축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안서희의 모습만 봐도 말할 힘이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김주혁이 지문을 찍고 문을 열었다. 집 안에서 기름진 배달 음식 냄새가 확 풍겨왔다.

안유진이 치킨을 먹으면서 소파에 앉아 TV 예능을 보며 크게 웃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그녀가 언짢아하며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안서희 씨가 또 너한테 연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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