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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얘기 끝났으면 그만 가세요

안유진은 김주혁이 더는 말이 없자 다시 돌아앉아 안서희에게 말했다.

“선생님,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주혁이는 어릴 적부터 항상 그랬어요. 남을 걱정하기 좋아해서 오해도 많이 받았거든요. 내가 집에 가서 얘기 잘할 테니까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세요.”

“오해요?”

“주혁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하더라고요.”

안유진이 더 환하게 웃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도 그런 적이 있었어요. 어떤 여학생이 우산이 없어서 주혁이가 우산을 줬는데 그 여학생은 주혁이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오해했지 뭐예요? 그 바람에 그 여학생이 아까운 청춘을 몇 년이나 낭비했어요. 좋은 마음으로 챙겨줬는데 결국에는 나쁜 결과뿐이고. 안 그래요, 선생님?”

안서희가 고개를 숙이고 코웃음을 쳤다. 안유진이 또 이어서 물었다.

“선생님,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죠?”

“네.”

“그럼 다행이고요. 역시 똑똑한 사람이랑 말이 잘 통해요. 한번 말하면 딱 알아들으니까.”

안서희가 피식 웃었다.

“얘기 다 끝났나요?”

“네. 거의요.”

“얘기 끝났으면 그만 가세요. 자, 다음 산모분.”

안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도시락통을 안서희 앞으로 밀었다.

“선생님, 따뜻할 때 얼른 마셔요. 식으면 효과 없어요.”

안서희가 싸늘하게 말했다.

“주혁 씨한테 언제 이혼할 건지 물어봐 줄래요? 얼른 사인해서 이혼절차 마무리하자고 해요.”

안유진은 억울한 척 설명했다.

“오해했어요, 선생님. 정말 단지 그냥 선생님 가져다주려고 온 거예요. 이혼을 다그치려는 뜻은 없었어요.”

“그런 뜻인지 아닌지 유진 씨는 잘 알겠죠.”

김주혁이 안유진을 잡아당겼다.

“가자.”

안유진이 그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자리에 앉자 안서희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할 얘기 더 남았나요?”

안유진은 웃으면서 배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선생님 카톡 추가해도 될까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엄마는 처음이라서 그래요. 이 아이 전에도 큰일이 날 뻔해서 무섭단 말이에요. 혹시 무슨 상황이 생기면 바로 카톡으로 연락하고 좋잖아요.”

안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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