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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김주혁의 택배

권진아는 종업원에게 따뜻한 물 한잔을 달라고 한 후 안서희에게 건넸다.

“병원 가자.”

안서희도 따라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커피숍을 나와 차에 올라탔다.

권진아가 시동을 걸고 차를 돌리려 하자 안서희가 말렸다.

“병원 갈 필요 없어.”

권진아가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 얼굴이 얼마나 창백한지 볼래? 고집부리지 마.”

“내가 산부인과 의사인데 병원에 가서 뭐 해?”

권진아는 흠칫하다가 할 말을 잃었다.

“하긴. 당직 서는 의사 실력이 너보다 못할 수도 있겠어.”

안서희가 웃으며 말했다.

“가자, 집에.”

“정말 괜찮아? 억지로 버티지 마. 많이 아프면 병원 가서 진통제라도 맞고.”

“진아야, 나 병원 가고 싶지 않아.”

“알아. 일하는 직장이니까 퇴근 후에는 들어가고 싶지도 않겠지. 근데 꾹 참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주혁 씨랑 유진 씨가 병원에 들어가는 거 봤어.”

권진아는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다시 꾹 삼켜버렸다. 안서희가 말을 이었다.

“그냥 위가 아파서 그래. 약국에 가서 위약하고 진통제 사면 돼.”

“위가 갑자기 왜 아파?”

“아까 비를 맞으면서 몸살 났나 봐.”

권진아도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알았어.”

권진아는 가는 길에 차를 세우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 온 후 약을 배달시켰다.

안서희는 약을 먹고 한잠 푹 잤다. 얼마나 잤을까, 휴대전화 진동 소리에 그녀가 깼다.

“안녕하세요. 혹시 안서희 씨인가요?”

“네. 누구세요?”

“안서희 씨 택배 도착했어요. 혹시 가지러 내려올 수 있나요?”

안서희는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들었다. 평소 인터넷 쇼핑을 즐기지 않았고 최근에 산 것도 없었다. 예전에 무엇을 샀는지 까먹었다고 해도 아마 예전 아파트 주소를 적었을 것이다. 하여 택배를 찾으려면 김주혁네 집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고 싶지 않았다.

“죄송한데 지금 집에 없어요. 반송해 주세요.”

“여러 개 되는데 전부 반송하실 건가요?”

‘여러 개?’

안서희는 그녀가 산 게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 뭔가 필요할 때만 쇼핑했지, 한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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