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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녀를 위해 배운 마사지

안서희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의자 등받이를 다시 원래대로 조절한 후 창밖을 내다보았다.

김주혁은 나무 그늘에 서서 안유진의 젖은 머리를 닦아주었다. 휴지를 휴지통에 버린 후 걱정스럽게 물었다.

“오늘도 허리 아팠어?”

안유진이 원망을 쏟아냈다.

“임신한 후로 가끔 허리도 아프고 목도 아파. 특히 비 오는 날에는 더 심해. 아 참, 예전에 마사지 배웠었지? 집에 가서 마사지해줘.”

“응. 알았어.”

“주혁아, 물어볼 거 있어.”

안유진이 애교 반 강요 반인 말투로 물었다.

“그때 고3 수능 치기 전이었나? 네가 시간 내서 마사지까지 배웠잖아. 혹시 나 때문이야?”

김주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하필 그때 어깨가 아프다고 했잖아. 수능이 코앞인데 그러다가 수능 잘 못 보면 어떡해.”

안유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나랑 그렇게 신성대에 같이 가고 싶었어?”

김주혁이 눈을 희번덕거렸다.

“당연한 거 아니야?”

“근데 너 알고 있었잖아. 어깨가 아프지 않아도 내가 붙지 못한다는 거.”

김주혁이 말했다.

“네가 신성대에 붙을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어. 그냥 너도 신성시에 있는 대학교로 붙길 바랐어. 너랑 함께 신성시에 있고 싶었어.”

안유진의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우리가 함께 학교 다니던 그때가 그리워. 어리고 활기차고. 근데 이젠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워.”

“응.”

“근데 괜찮아.”

안유진이 두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더니 품에 안겼다.

“돌고 돌아 결국에는 함께했잖아.”

빵빵.

귀청을 째는 듯한 클랙슨 소리에 안서희는 저도 모르게 귀를 움켜쥐었다. 중년 아저씨인 운전기사는 살짝 난폭운전 증세를 보이면서 앞차를 재촉했다.

“빨리 가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지체하면 이따가 또 막히는데.”

앞차가 그의 원망 소리를 들었는지 차에 천천히 시동을 걸더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택시 운전기사는 재빨리 따라붙어 가장 빠른 속도로 병원 앞을 떠났다. 병원 앞을 벗어나니 도로가 뻥 뚫렸고 운전기사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빠져나왔네요. 앞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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