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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확신

월말에 휴가도 끝났고 안서희의 몸도 거의 다 회복되었다. 그녀는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병원의 동료들과 입원한 임산부들이 그녀에게 아주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서희의 사정을 알고 있는 임수경만 그녀를 보고 우물쭈물하면서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회진을 마치고 돌아온 안서희는 계속 참고 있는 임수경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할 얘기 있으면 해요. 그러다 답답해 죽겠어요.”

임수경이 물었다.

“선생님, 진짜 남편이랑 이혼하려고요?”

“네. 이혼도 마지막 절차만 남았어요. 법원에 가서 마무리하면 돼요. 30분이면 될걸요?”

임수경이 할 얘기가 많은 듯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데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안서희가 임수경의 어깨를 다독였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가서 일이나 해요.”

안서희는 심사숙고 끝에 해외 파견 기회를 포기하기로 했다.

몸조리를 마치고 나니 마지막 신청일도 지나갔다. 그녀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자 원장이 특별히 물어보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산모 몇 분이 상태가 좋지 않아서요. 제가 자리를 비울 수 없어요.”

원장은 아주 자애롭고 다정한 할아버지였는데 평소 가십거리를 좋아했다. 안서희의 대답을 듣고는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

“남편이랑 헤어지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알아. 핑계는. 괜찮아. 사람은 각자 선택이 다르니까. 가정과 일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지. 서희 씨가 알아서 잘 결정하면 돼.”

안서희가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

“네. 감사합니다. 원장님.”

이틀 후, 병원에서 다른 사람을 정했고 곧 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근데 요 며칠 무슨 일인지 갑자기 임산부들이 많이 몰려왔다. 안서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그 일을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차라리 바쁜 게 더 나았다. 적어도 충실하게 산다고 느껴지니까.

오후 시각, 임수경이 대문 쪽으로 달려가더니 두리번거렸다. 금방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안서희는 너무도 힘이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달릴 힘이 남은 임수경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물었다.

“뭘 봐요?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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