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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야

안서희는 김씨 가문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

그녀가 휴가를 끝내고 돌아왔을 때 집으로 몸에 좋은 것들을 보낸 사람이 많았다. 동료, 친구, 전 시어머니, 그리고 김주혁도 있었다.

그중에서 김주혁이 보낸 게 가장 많았다. 권진아가 문을 열자 사람 키 높이만큼 쌓인 선물 박스들이 우르르 방 안으로 쏟아지면서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녀가 대충 훑어보고 말했다.

“우와, 다 좋은 것들이야. 어떤 건 국내에서도 살 수 없는 거고. 이거 다 어떻게 처리할 거야?”

안서희가 대답했다.

“다시 돌려줘.”

권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시어머니가 보낸 건? 남겨둘 거야?”

“그것도 그대로 돌려줘.”

안서희가 계속하여 말했다.

“노인분들한테 좋은 영양제 같은 거 더 살 테니까 같이 돌려보내.”

권진아는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안서희가 생각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백금희는 그녀를 진심으로 예뻐했었다. 이건 지금까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또한 김씨 가문의 돈으로 산 것이기에 그녀는 받고 싶지 않았다. 그대로 돌려보내기엔 백금희가 상처를 받을까 봐 다른 선물까지 더 보내면서 백금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택배 기사가 왔을 때 권진아는 소파 위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코웃음을 쳤다. 옆에서 주택 매물 소식을 보고 있던 안서희는 그 소리를 듣고 물었다.

“뭘 보고 그래?”

그러자 권진아가 언짢은 기색으로 말했다.

“주호민이라고 알아?”

안서희가 고개를 내저었다. 안서희의 친구는 대부분 학교 동창이거나 동료였고 권진아는 재벌 2세 친구들이 많았다. 서로 사는 게 다르다 보니 권진아의 친구 중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권진아도 자주 얘기하진 않았다.

“주씨 가문의 셋째인데 얘네 집이 지금 한솔 그룹과 손잡았어.”

안서희는 딱히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그래?”

“이 자식 평소 나랑 연락도 하지 않거든. 근데 갑자기 캡처 사진을 보냈는데 뭔가 해서 봤더니 내 SNS 캡처 사진이었어.”

안서희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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