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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날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

안서희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이쪽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얼버무리다가 그냥 웃어 보였다.

“아니야, 괜찮아.”

“그래서 넌?”

“내가 뭐?”

“어떤 스타일 좋아해?”

말문이 막힌 안서희 대신 권진아가 대신 대답했다.

“다정하고 매너 있고 또 집안 조건이 괜찮아야 해. 자기가 하는 일이 있고 얼굴도 잘생기면 더 좋고.”

권진아가 얘기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은 김주혁이었다.

그 얘기를 들은 고유준이 덤덤하게 웃었다.

“잘생긴 거 말고 다른 건 내가 다 만족하는 것 같은데? 물론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권진아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너도 잘생기긴 했어. 조금 다른 잘생김이야.”

고유준이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서희 씨...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때 뒤에서 누군가 고개를 빼꼼 내밀면서 가볍게 말했다.

“이미 헤어졌어.”

안서희가 권진아를 쳐다보자 권진아는 바로 두 손을 들고 항복했다.

“내가 말한 거 아니야. 진짜로.”

그러고는 한 남자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입 좀 다물라고 하니까 왜 이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사과해!”

남자는 고개를 움켜쥐고 깨갱 했다.

“미안, 미안.”

고유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

“급할 거 없어. 헤어지는 것도 과정이 필요하니까. 일단 자신부터 챙기고 그다음에 다른 사람 만나든 해야지.”

안서희는 고유준이 참 정서가 안정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진짜로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칠팔 년 동안 짝사랑만 하고 전혀 티를 내지 않은 건 물론이고 매너도 있고 다정한 사람이라면 멘탈이 엄청 강한 사람일 것이다.

안서희는 또 저도 모르게 김주혁이 떠올랐다.

평소 다정하고 젠틀했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순간 거칠고 사납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거의 통제 불능이 돼버렸다.

함께한 후에는 행복한 모습을 바로 자랑하기도 했다. 마치 어제 병원 문 앞에서 부들부들 떨던 사람이 다른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안 닥터.”

안서희는 꿈에서 깬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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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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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화
언제까지 계속 기딜려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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