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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8년 전 연애편지

안서희는 머쓱한 듯 웃으며 티슈를 건네받았다.

“고마워요.”

“가사 참 좋죠?”

“네, 그러네요.”

“이래서 옛날 노래가 좋은가 봐요. 늘 마음속 깊이 담아뒀던 그 감정을 끌어내주고 저도 몰래 눈물이 흐르죠.”

안서희는 순간 마음에 따뜻한 전류가 흘렀다. 고유준은 지금 그녀가 울음을 터트린 걸 난처해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수습해주고 있었다.

실례를 범한 건 옛날 노래의 짙은 호소력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고유준이에요. 저랑 진아는 집안 대대로 친하게 지내왔어요.”

“아 네. 저는 안서희예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센트럴 병원의 최연소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H시 의료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분이시죠.”

안서희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유준 씨도 의사에요?”

고유준이 대답했다.

“네. 다만 저는 해외에서 의대 나왔고 올해 막 귀국했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동종업계였네요.”

“그러게요. 그럼 우리 편하게 말 놓을까? 노래 너무 잘 들었어.”

고유준이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허례허식이 아니라 진짜 잘 불렀어. 네 목소리가 이 노래랑 완전 찰떡궁합인 것 같아.”

“그래? 고마워. 아마도... 감정 몰입이 돼버렸나 봐.”

이때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툭 걸쳤다. 화들짝 놀란 안서희가 고개를 돌리자 권진아가 한창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원래 가운데 자리에 앉아 수박을 먹고 있었는데 언제 이리로 달려온 걸까?

권진아도 안서희의 눈빛을 마주하고 배시시 웃었다.

“무슨 얘기하고 있었어?”

이에 고유준이 대답했다.

“노래 가사랑 일적인 얘기 중이었어.”

“서로 꽤 잘 통하나 봐. 유준이 너 말수 적은 거로 아는데 오늘은 좀 한다?”

안서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 말뜻을 이해 못할 리가 없다.

그녀는 권진아의 손등을 두드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눈치를 줬다.

“함부로 나오지 말자.”

이에 권진아가 아무렇지 않은 척 되물었다.

“내가 뭘?”

“그 입 다물고 있어 제발 좀.”

권진아는 입술을 삐죽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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