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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아이 지운 거 후회해?

안서희도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됐다.

26살은 완전히 성숙한 나이라 어른답게 이별을 대처할 수가 있다.

권진아는 그해 한창 충동적인 나이 17살이었던지라 죽었다 다시 깨어난 경험이었을 것이다.

안서희가 물었다.

“넌 그때 어떻게 버텨냈어?”

이에 권진아가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버티긴 뭘 버텨. 그냥 그렇게 지나온 거지. 이 세상이 너 하나 없다고 안 돌아가는 건 아니잖아? 시간이 약이란 말, 틀린 것 하나 없더라.”

안서희도 머리를 끄덕였다.

결국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다.

그녀는 힘든 시간이 두려운 건 아니지만 고통스러운 이 순간들이 좀 더 빨리 지나갔으면, 좀 더 많이 단축됐으면 하는 마음일 뿐이다.

이때 권진아가 갑자기 야릇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눈을 깜빡였다.

“이별을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거라는데. 내가 몇 명 소개해줘?”

안서희가 고개를 연신 내저었다.

“내가 지금 그럴 기분이야?”

그녀는 단순히 이별만 겪은 게 아니었다. 안서희는 살며시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어제 수술한 뒤로 너무 아파서 밤새 잠을 설쳤고 지금도 은은하게 배가 조여오는 느낌이다.

권진아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서희야, 이 아이 지운 거 후회해?”

안서희는 입술을 날름거리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이에 권진하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어제 네가 한 말 들었을 때 이미 알겠더라고. 넌 이 아이의 거취에 대해 일찌감치 결정을 내린 거였잖아.”

“맞아.”

“네 선택 존중해.”

권진아가 말을 이었다.

“그 선택이 잘못됐다고 해도 두려울 건 없어. 가장 두려운 게 뭔지 알아?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다는 거야.”

그녀가 문득 철학적으로 변해버렸다. 안서희의 결혼 생활에서 영감을 받은 건지 요즘 따라 권진아는 SNS에 슬프고 감수성이 풍부한 문구와 이미지를 빈번하게 올리고 있다.

안서희가 따분할 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그녀의 게시물을 보게 되면 몇몇 사람들이 이런 댓글을 남기곤 했다.

[실연당했어?]

[실연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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