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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그 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

안유진은 그가 이토록 쌀쌀맞게 나올 줄은 미처 예상치 못한 듯싶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였다. 지금은 일단 김주혁에게 화해를 구해야 하니 자세를 낮춰야 하는 수밖에 없다.

나중에 좀 더 지내다 보면 주도권을 앗아올 수 있다. 그녀의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김주혁으로 반드시 되돌려놓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안유진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목소리가 좀 다운됐네? 서희 씨는 찾았어?”

“응...”

“그럼 서희 씨가 아이 앞세우면서 협박한 거야? 아니면 이혼을 빌미로 재산을 노렸어? 걱정 마 주혁아. 이혼 소송은 내 전문이야. 이번 일은 나한테 맡겨. 걔 무일푼으로 나앉게 해줄게.”

“안유진!”

순간 김주혁이 나지막이 외쳤다.

“서희 네가 말한 그런 사람 아니야! 그 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김주혁마저도 원하지 않았다...

그의 대답을 들은 안유진은 놀랍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근데 뭐가 걱정이야? 너무 잘 됐잖아.”

안유진은 활짝 웃으며 말투도 홀가분해졌다.

“안 닥터도 약속은 잘 지키는 사람이네. 나중에 후회나 하지 말라고 해. 괜히 또 애 데리고 와서 아빠 찾아준다고 난리 피우면 안 되잖아. 지금은 법률상 그 아이가 네 재산을 분할 받을 수 있지만 별문제는 아니야. 미리 유서를 작성해서 전 재산을 우리 애한테 주겠다고 하면 돼...”

김주혁은 저도 몰래 야유 섞인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안서희는 안유진이 상속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진작 귀신같이 예측했었다.

전화기 너머로 안유진이 계속 입을 나불거렸다.

“주혁아, 실은 나... 너랑 상의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는데.”

“뭔데? 말해.”

“우리가 직접 서희 씨를 만나서 의논할 수도 있어. 배 속의 아이를 지우고 더는 너에게 집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일정한 금액의 돈을 건네는 거야. 서희 씨 집 한 채 장만하고 싶다고 했잖아. 계약금 우리가 대신 내주면 서희 씨 소원도 이루고 우리도 평생 후환을 제거하는 거야.”

“...”

“근데 이거 계약서처럼 확실하게 써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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