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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작정하고 그 사람 뺏기

화가 치밀어오른 그가 카드를 빼앗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녀가 다시 한번 그의 손길을 피하며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안유진.”

“왜?”

그녀는 그를 흘겨보며 말을 이어갔다.

“서희 씨는 이 리조트 처음이잖아. 그래서 내가 소개 좀 해준 것뿐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그만해.”

그녀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2층 방의 키를 안서희의 손에 쥐여주었다.

“서희 씨, 난 여기 많이 왔었거든요. 길 못 찾겠으면 나한테 물어봐요. 레스토랑은 오른쪽으로 가면 있어요.”

안서희는 손에 있는 카드를 보고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허공에서 마주친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의 속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안유진은 그녀에게 김주혁에 대한 자신의 ‘전결권'을 자랑하고 있었고 안서희는 괜찮은 척 신경 쓰지 않는 척했다.

그녀는 카드를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근데 길은 직원에게 물어볼게요. 유진 씨한테까지 물어볼 필요 없을 것 같네요.”

“그래요. 편한 대로 해요.”

안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여행 오면서 안서희는 짐을 많이 챙겨오지 않았다.

원래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옷도 그리 많지 않았다. 어차피 평소에는 출근해서 흰 가운만 입으니까 아무리 예쁜 옷을 사도 무용지물이었다.

속옷과 가벼운 옷들만 몇 가지 챙겨온 게 전부라서 모두 핸드백에 쑤셔 넣었다.

“먼저 갈게요.”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자 온몸의 힘이 쭉 빠진 것처럼 괴로웠다.

그동안 권진아한테서 전화가 수십 통이 걸려 왔다. 아까부터 지금까지 계속 울리고 있던 핸드폰을 꺼내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어떻게 된 거야? 여행 간다고 하지 않았어? 갑자기 이혼이라니?”

안서희는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대충 이야기해 주었고 그 얘기를 들은 권진아는 차갑게 웃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이혼해. 친한 친구는 개뿔. 안유진 그 여자 김주혁 씨 뺏으려고 작정하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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