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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이혼 결정

한동안 세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안유진과 그녀는 한 남자를 가운데 두고 양쪽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

마치 다른 여자와 한 남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제일 싫어하는 게 궁중 여인들의 암투극이었다.

“이게 누구야? 주혁이 아니니?”

휠체어를 탄 할머니와 휠체어를 밀고 있는 중년 여인이 김주혁을 알아본 듯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 아주머니.”

그가 안서희에게 두 사람을 소개했다.

“이 두 분은...”

김주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안유진이 앞으로 다가와 다정하게 노인네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 정말 오랜만이에요. 더 젊어지신 것 같은데요.”

“유진이는 어렸을 때부터 참 예쁜 짓만 골라서 해.”

뒤에서 휠체어를 밀던 중년 여인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알아보시겠어요? 얼마 전에는 저도 알아보지 못하시더니...”

“주혁이 색시 아니야. 내가 어떻게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겠어? 예전에 주혁이가 맨날 따라다니면서 가방도 들어주고 간식도 사주고 했잖아...”

중년 여인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멀리 있는 안서희를 가리켰다.

“어머님, 아니에요. 저기 저 아가씨가 주혁의 아내예요.”

문화영은 갑자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잘못 본 거겠지. 난 저 아가씨가 누군지도 모른다. 얘가 주혁이 색시야. 안 그러니?”

안색이 어두워진 그가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설명하려고 입을 열었다.

“주혁아.”

바로 이때, 안유진이 갑자기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 그의 주의를 자신에게로 돌리듯 말이다.

“기억나? 한 번은 네가 자전거에 날 태우고 가는데 갑자기 큰 비가 내렸잖아. 그때, 비를 피해서 할머니 댁 처마 밑에서 갔었는데.”

“그래, 맞다.”

문화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기억하고 있어. 주혁이가 교복을 벗어서 유진이의 머리를 가려줬었는데. 온몸이 흠뻑 젖어있으면서도 유진이 생각만 했어. 그걸 보고 어린놈이 자기 여자는 끔찍이 생각한다고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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