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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그 집

“안서희 씨, 법에 따르면요. 결혼 중에 당신이 산 집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에요. 당신한테는 소유권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소리죠.”

“주혁 씨의 집이기도 하니까 그쪽이 내 집에서 함부로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안유진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서희 씨가 솔로였을 때 산 집이라면 당연히 주혁이와는 상관없는 거겠죠.”

“우리가 이혼을 하길 바라는 거군요.”

“이혼이든 아니든 집의 소유권에는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러니까 내 말 오해하지 말아요. 서희 씨한테 혼인법과 물권법에 대해 알려준 것뿐이니까.”

피식 웃던 안서희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봤죠? 이렇게 논리적으로 나랑 말다툼하는 걸 보면 별 이상 없는 거예요.”

“서희야...”

그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3천 원 잊지 말고 계좌이체 해요. 먼저 들어갈게요. 거실은... 주혁 씨 집이니까 원상복구를 하든 그대로 두든 당신이 알아서 해요.”

그가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화내지 마.”

“참, 집은 당신 거지만 커튼이랑 인형은 내 돈 주고 산 거예요. 영수증도 있으니까 안유진 씨가 파손한 물건들은 모두 가격대로 배상해야 할 거예요. 이 정도 법은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서희야...”

“장미는 현관에 놓아둘게요. 당신이 산 거니까. 잊지 말고 처리해요. 자리 차지하지 않게.”

그녀는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가 밖에서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지만 그녀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녀는 이어폰을 끼고 드라마를 보며 밖의 상황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잠시 후, 목이 마른 그녀는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갔다.

방문을 여는데 안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주혁... 너 왜 이렇게 변했어? 예전에는 그리 당당하던 애가 왜 결혼을 하고 나서는 이렇게 찌질해진 거야? 와이프한테 꼼짝도 못 하고. 정말 너답지 않아.”

그가 피곤한 얼굴로 소파 한쪽에 앉아 팔을 눈 위에 올려놓고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서희랑 싸우길 바랐던 거야?”

“최소한 지금처럼 비굴하지는 말았어야지. 결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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