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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비밀번호가 내 생일이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

이 노트북은 새것처럼 보였는데 아마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컴퓨터 비밀번호를 자신의 생일로 설정했다고?'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이혼을 주동하고, 심지어 아이를 유산시키고도 그녀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사용했다고?'

윤아는 자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무표정한 얼굴로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컴퓨터가 진짜 켜졌다. 정말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

'진수현, 너 도대체 왜?'

윤아는 한스러워하며 새 파일을 만든 다음 타자했다.

생각하지도 말고 속지도 말자.

설령 그가 자신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사용한다고 해도,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과거는 이미 지났고 지금 그녀는 미래를 내다보고 마주한 일을 완성해야 한다.

그러나 기획안이 수현의 마음에 들지 않으니 윤아는 당연히 그의 의견을 물을 것이다.

수현은 비밀번호가 윤아에게 약간의 파장도 일으키지 않은 것을 보고 가슴이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남긴 것이니.

기획안도 자연히 오늘 만들어야 한다.

그는 손끝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렸는데 표정과 동작이 모두 무심해 보였다.

“당신은 광고회사를 하고 있는데, 방금 그 기획안은 마치 한 사람의 계획처럼 너무 이상적이야. 작은 회사가 빠르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기회를 잘 잡아야 해.”

말하는 동안 그의 손끝은 원래 기획안 중 어느 하나에 떨어졌다.

“너무 고전적이어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야. 외국에서 5년 동안 이런 걸 배웠어? 아니면 이선우가 당신에게 이것만 가르친 거야? 보아하니 그를 선택한 것도 그저 그렇네.”

마지막 한 마디에는 사적인 감정이 너무 많이 섞여 있었다.

그러자 열심히 듣던 윤아의 얼굴에 다른 표정이 더해졌다. 윤아는 찡그린 얼굴로 불쾌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진 대표님, 저와 업무 이야기를 하실 겁니까, 아니면 사생활 이야기를 하실 겁니까?”

수현의 눈동자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일 얘기하면 어떻고 사생활 얘기하면 어때?”

“만약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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