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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방문이 세게 닫히고 예나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내가 대체 뭘 한 거야? 왜 또 아이들에게 화를 낸 거지? 약을 먹어서 기분이 많이 가라앉았는데도 왜 이런 거야.’

예나는 자기 머리를 부둥켜안고 이불 안으로 몸을 숨겼다.

한참 후 에야 예나는 진정을 되찾았다. 컴퓨터를 꺼내든 예나는 아래층 거실의 감시 카메라로 네 아이들이 얌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거실은 너무 조용하다 못해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카메라를 가까이 당기니 눈시울이 빨개진 수아가 보였다. 세윤은 무릎 위로 책을 올려 두고 있었는데 한참 동안 한 페이지도 펼치지 않는 걸 보니 방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세훈이와 제훈이도 책을 펼친 채로 멍하니 앉아있었다.

‘또 아이들을 놀라게 했어.’

자책, 미안함, 불안함…… 온갖 감정이 예나를 뒤엎었다.

얼마 뒤 정원 쪽에서 차 한 대가 들어섰고 현석이 돌아왔다. 예나는 컴퓨터를 닫고 세수를 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네 아이는 들어오는 현석을 한번 보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예나를 또 한 번 번갈아 보며 조용히 제 자리를 지켰다.

눈치 빠른 현석은 이상한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했다. 바로 예나의 허리에 손을 감은 현석이 물었다.

“오늘 회사는 괜찮았어요?”

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단 밥부터 먹어요.”

양 집사는 사람을 시켜 빠르게 식탁을 세팅했다. 풍성한 한상 차림이었지만 여섯 식구는 입맛이 없었다.

예나는 몇 입 먹다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엄마가 소리 질러서 미안해, 얘들아.”

“괜찮아요, 엄마.”

제훈이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 엄마가 주무실 때 저희도 조심할 게요.”

예나가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무슨 말을 하든 다 홧김에 한 거니까 절대 마음에 담아주지 마. 엄마는 영원히 너희들을 사랑해.”

세윤이 바로 눈물을 터뜨렸다.

“엄마, 정말 날 사랑해요?”

‘그런데 엄마는 날 미워하는 것 같아.’

예나가 아이를 빠르게 품 안에 안고 달랬다.

“엄마가 회사 일 때문에 기분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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