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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수아야!”

예나의 동공이 세게 흔들리고 거의 날아가다시피 달려가 수아를 받아냈다.

하지만 그녀는 한발 늦어버렸고, 수아는 침대 옆 캐비닛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기절해 버렸다.

예나는 아이를 품에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드는 남천이 보였다.

“도예나, 아무리 네 딸이라고 해도 결국 나한테는 널 조종할 도구에 불과해. 도구 주제에 날 물다니, 정말 죽으려고 작정했나?”

까만 총구가 수아의 이마를 노리자 예나 마음속엔 분노가 치솟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심호흡 하며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예나는 겨우 평정심을 되찾고 말했다.

“강남천, 내 아이를 놔주면 널 따라 갈게. 아니면…….”

그녀는 허리춤에서 날이 시퍼런 비수를 꺼냈다.

“아니면 넌 내 시체를 보게 될 거야.”

남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대체 몇 개를 숨긴 거야?”

“보름 동안 너무 절망스러운 순간들이 많아 자살을 생각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

예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내가 죽고 나면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어지니까 겨우겨우 참고 지냈어. 하지만 지금 보니 나 같은 엄마가 살아있는 게 아이들에겐 더 큰 불행이라는 걸 깨달았어. 내가 죽어야 아이들이 평범하게 자랄 수 있는 거야.”

그녀는 말하면서 칼을 점점 자기 목으로 가져다 댔고 새하얀 목덜미에 순식간에 피가 흘러내렸다.

“네가 죽으면 네 아이들을 다 죽여버릴 거야.”

남천이 차가운 목소리로 위협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예나는 품 안의 아이를 카펫 위로 내려놓았고 여전히 칼을 목에 댄 채로 몸을 일으켰다.

“죽으려고 하는 사람한테 그깟 게 뭐가 두렵겠어? 나도 죽고, 내 아이들도 죽어서 천국에서 만나면 오히려 고맙지.”

칼은 점점 더 깊게 파고들고 피가 끊임없이 솟구쳤다.

남천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당장 떠나! 이 녀석은 여기 내버려두고!”

남천은 결국 그녀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항상 그래왔다시피 예나 앞에서 남천은 모든 걸 내려놔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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