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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예나는 마지막으로 정지숙을 노려보고 남천을 따라 걸었다.

정원으로 걸어 나오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흘깃 살펴보니 나무 뒤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녀가 느낀 걸 남천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빠르게 예나의 팔목을 잡고 다그쳤다.

“강현석을 이곳으로 부른 거야?”

예나는 입술을 오므렸다.

‘현석 씨가 따라올 거라고 예상은 했어. 그걸 믿고 나도 이렇게 무모하게 굴었던 거고.’

“어차피 난 지금 당신과 있잖아. 현석 씨가 뭘 할 수 있겠어? 빨리 가…….”

고분고분한 예나의 모습에 남천은 마치 그녀가 정말 모든 걸 포기하고 자신을 따라 떠날 것 같다는 기분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에서 흘러내린 핏자국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 남천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절대 그렇게 쉬운 여자가 아니야.’

남천은 투박하게 여자를 차 안으로 밀어 놓고 온몸을 수색하며 칼이 없다는 걸 확인했고 마지막으로 두 손을 묶었다.

“공항에 도착하면 풀어 줄게, 그때까지 조금만 참아.”

남천이 운전석에 올라탔고 차는 빠르게 달렸다.

그러나 순식간에 남천의 차 뒤로 차 한 대가 붙었다. 경호원이 운전하는 차 옆 좌석에는 현석이 있었고, 현석의 손에는 검은색 총 한 대가 쥐어 져 있었다.

“왼쪽을 막아버려서 국도를 타게 해.”

현석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세 네 대의 차가 동시에 남천의 차를 포위하더니 좌회전할 자리를 모두 막아버렸고 남천은 어쩔 수 없이 국도를 타게 되었다.

“젠장, 내가 이렇게 당하고 있을 줄 알고?”

남천이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남천이 운전에 집중하자 예나는 몰래 등 뒤로 손을 넣어 칼을 잡았다. 그녀는 몸에만 여섯 개의 칼을 숨겼다. 방에 들어서면서 두 개 칼을 들키고 자살소동을 벌일 때 하나를 사용했고 아직 허리와 허벅지에 각각 한 쌍씩 더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간 이상 예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칼을 손에 쥐고 빠르게 손을 묶은 밧줄을 끊었다.

펑!

갑자기 뒤차가 들이박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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