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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저희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원서윤은 서둘러 여승재와 선을 그었지만 여승재는 그와는 다른 의미의 말을 내뱉었다.

“예원아, 나랑 원서윤 씨 사이는 돌아가서 자세히 설명해줄 테니까 일단은 가자.”

원서윤은 왜 여승재가 이렇게 해명할 필요도 없는 일을 모호하게 만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원서윤은 지금 손도 아프고 속도 불편하며 목에서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해서 침을 삼킬 때마다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그래도 애써 웃음을 지으며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이 아까 그렇게 말한 건 다 일부러 사모님 화나게 만들려고 그랬던 걸 거에요.”

“나를 일부러 화나게 한다고요?”

원서윤의 말에 민예원은 눈에 매달았던 눈물을 닦아내며 눈을 크게 떴다.

“네, 사모님이 본인 몸도 소중하게 안 다루시니까 대표님이 화나서 일부러 질투하게 만들려고 그런 말을 한 거예요. 남자들 유치한 거 아시잖아요, 그냥 그런 마음에서 친 장난이죠.”

“진짜요?”

원서윤의 말에 활짝 웃은 민예원은 바로 여승재의 품으로 달려가 안기며 그의 목에 자신의 말랑한 볼을 대고 부비적거리며 말했다.

“선생님, 진짜 나빠요! 그래도 내가 이렇게 애교부리면 이제 화 안 낼 거죠?”

‘이러면 이제 화 푸는 거지, 오빠?’

어릴 적 여승재가 화를 낼 때마다 원서윤도 똑같은 말을 하곤 했었다.

원씨 집안이 파산하고 여승재가 모든 사실을 알려주었을 때도 원서윤은 모든 자존심을 다 버리고 여승재의 목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오빠, 다 우리 잘못인 거 아는데 이렇게 화내지 마... 우리 아빠가 그때 잠깐 미쳤었나 봐, 그래서 잘못한 건 맞는데... 오빠도 너무 화만 내지 말고, 이렇게 충동적으로 나오면 안 되는 거잖아... 일단 진정해봐 오빠, 제발...”

하지만 여승재는 눈물겨운 원서윤의 애원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었다.

원서윤이 여승재에 대한 마음을 접기 시작한 것도 아마 그 일이 있었던 5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그때 여승재는 제 품에 들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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