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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 서류는 무효야!”

기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법무팀에서 새로운 이혼 서류를 작성할 테니, 그 서류에 서명해.”

비록 이 이혼 서류에 적힌 조건도 만만치 않았지만, 3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희영은 그의 생명을 구해주기도 했다.

“필요 없어.”

희영은 짜증을 내며 기현이 잡고 있는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러나 기현은 화가 나서 더욱 강하게 그녀의 손을 움켜잡고, 갑자기 그녀를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허희영, 도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는 거야? 네가 1년 전에 나를 구하다가 크게 다쳤으니 이 정도 보상으로는 부족해. 새로운 이혼 서류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자산을 포함할 거야. 그럼 넌 더 안정적이고 보장된 삶을 살 수 있어.”

기현은 분노를 드러내며 말했다.

“P국 쪽은...”

P국?

희영은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내가 보낸 카톡을 보지 못한 걸까? 아니면 애인이 먼저 발견하고 삭제해버린 걸까?’

하지만 두 경우 모두 큰 차이는 없었다.

희영은 더 이상 기현에게 이런 상황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됐어, 어차피 변호사에게 내가 서명한 이 계약서에 새로운 조항을 추가하라고 하면 돼.”

‘돈을 준다는 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잖아?’

‘어쨌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잖아.’

‘적어도 허주아한테 주는 것보다는 낫지.’

기현의 목소리는 갑자기 멈췄다.

“뭐가 그렇게 급해?”

기현은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허주아가 임신했으니까, 내가 서둘러 자리를 비워줘야지.”

희영은 웃으면서 말했다.

기현은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저 비웃음만이 남아 있었다.

“정말 너그럽네, 허희영.”

“당연하지.”

기현은 희영을 붙잡던 손을 놓았다. 그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외할아버지에게만 고개를 숙였고, 그 외에는 언제나 자존심을 지켰다.

희영은 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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