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화

“정말 G시를 떠날 생각이야?”

기현이 갑자기 물었다. 그는 차 안에서 희영이 미나와 대화하는 모습을 듣고 있었다.

희영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두 손을 높이 들어 다시 중지를 날렸다.

벙어리도 장점이 있었다. 쓸데없는 설명을 줄일 수 있었기에, 욕할 때도 간결하게 할 수 있었다.

어차피 내일 ‘정신병원’에 치료받으러 갈 예정이니, 이혼 판결이 나기 전에 기현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기현 오빠, 괜찮아요?”

희영이 떠나자 주아가 다가와 기현의 뺨에 남은 손자국을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분명 언니가 잘못한 건데 왜 오빠한테 손을 댄 거죠? 역시 허희영은 전혀 변하지 않았어요!”

기현은 주아의 손길을 피했다.

“병원에 데려다줄게.”

“기현 오빠!”

주아는 손을 떨구며 기현의 뒷모습을 보며 투정 섞인 목소리로 불렀다. 기현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차로 돌아갔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허희영이 날 때린 건 처음이야.’

‘감히 날 때리다니...’

‘게다가 아무렇지 않게 그 남자와 허주아를 언급하다니...’

주아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기현은 차 안에서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의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보였기에 주아조차도 조금 겁을 먹을 정도였다.

기현은 몇 년 사이에 정말 많이 변했다.

3년 전의 기현은 여전히 순수하고 활기 찬 재벌가 도련님이었다. 그러나 고작 3년 만에, 기현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주아는 매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

희영이 기현에게서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에 기뻐하면서도, 기현이 쉽게 희영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다.

기현은 언제나 침착하고 신중한 사람이었지만, 희영과 관련된 일이라면 늘 격하게 다투었다. 심지어 희영에게 한 대 맞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긴,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개를 기르더라도 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괜찮아! 난 최대한 빨리 희영을 기현의 삶에서 완전히 떼어 놓고, 두 사람이 서로를 미워하게 만들어 앞으로는 영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