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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기현은 병원을 나설 때 기분이 최악이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넘쳐오르는 화는 가라앉지 않았고, 오히려 희영을 보고 싶다는 생각만이 강하게 솟구쳤다.

희영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현은 곧 희영이 무용단 동료들과 함께 유명한 정원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쯤 주아가 전화를 걸어왔다. 주아는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며 기현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기현은 정원 레스토랑에 자리를 예약한 뒤 주아를 데리고 갔다.

무용단이 예약한 자리는 무대 쪽 긴 테이블에 위치해 있었다.

기현은 그곳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지만, 희영은 그를 볼 수 없었다.

그날 밤, 기현은 전혀 다른 희영의 모습을 보았다. 예전의 희영은 항상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그녀는 크게 웃고 있었다.

주변의 남자들은 하나둘 희영에게 다가가고, 곧 희영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춤을 추게 했다.

그 남자와 춤추는 희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기현은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당장이라도 화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때 주아가 말했다.

“기현 오빠, 희영 언니와 저 남자 너무 가까운 거 아니에요? 설마 언니가 그렇게 서둘러 이혼하려는 이유가...”

주아는 입을 가리고, 진실을 알아챈 듯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기현은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대답했다.

“밥이나 먹어.”

주아는 가볍게 대답하고 입을 다물었다. 이틀 동안 기현은 계속 궁금한 것이 있었다.

‘사람 마음이 정말 갑자기 변할 수 있는 걸까?’

‘혹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거라면?’

이런 생각이 들자 희영의 경쾌한 춤사위와 빛나는 미소가 더욱 날카롭게 그의 마음에 다가왔다.

‘허희영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어때?’

‘어차피 난 허희영을 사랑하지 않고, 이혼도 할 수 있으니 잘된 일이잖아.’

하지만 가슴속의 화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방금 전, 기현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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