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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정훈은 사람을 구하다가 물에 빠져 사망한 것이었다. 그의 시체는 무려 보름이 지나서야 해변으로 떠올랐다.

이미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기에, 희영은 그것이 정훈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장례식에서도, 묘비에도 정훈의 사진을 두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장인은 정훈의 사진을 받아들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희영을 바라보았다.

“이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훈의 사진이에요. 잘 만들어 주세요.”

희영은 미리 적어놓은 글을 장인에게 보여주었다. 장인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세요.”

모든 준비를 마친 후, 희영은 다음 날 G시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그곳의 일들과 사람들을 정리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었다.

...

비행기 탑승 전에, 희영은 기현의 변호사에게 카톡으로 답장을 보냈다. 장례 기간 동안, 희영은 G시 쪽의 어떤 사람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임서향의 죽음에는 너무나도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재회한 시간은 너무 짧아, 제대로 인사조차 나누지 못했다.

더 많은 질문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하지만 희영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임서향이 자신에게 병이 나아 A국에 정착했다고 속인 건 분명 G시의 사람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었다.

임서향은 수억 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낡고 환경이 열악한 요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그렇게나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죽기 직전에야 희영을 만날 용기를 냈다. 더군다나 임서향이 죽기 전에 한 말도 뭔가 이상했다.

‘날 묶어둘 사람이 없다고?’

‘원장님이 왜 그런 말을 하신 걸까?’

희영은 이번에 G시로 돌아간 후 이혼을 하고 이런 이상한 일들을 명확히 파헤칠 것이고 어떤 단서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대화창에는 진수혁 변호사가 며칠 전에 보내온 비난하는 메시지들이 떠 있었다.

[허희영 씨, 이혼 계약서의 세부 사항에 관련해 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더 이상 도망치셔도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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