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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선빈은 희영이 말 못하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항상 그녀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오빠가 첫사랑과 헤어지고 희영 같은 벙어리와 결혼하게 되어 안타까워서 자주 희영을 비난했지만, 나중에는 그런 비난들을 멈추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거는 것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가끔은 유씨 가문의 사람들을 잔인하다고 비난하고, 때로는 명문가의 아가씨들이 위선적이라고 욕하곤 했다.

희영은 G시, L시 등 다양한 명문가에 대한 소문들을 강제로 들어야 했다.

지난 몇 달 동안 희영이 투어 일정으로 바빠지자 선빈은 그녀에게 전화를 잘 걸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참아온 그녀는 분명 또 누군가를 욕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온 것임을 알았다.

희영은 단순히 가십 거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를 받았다.

[허희영, 너 우리 오빠한테 버림받은 거야? 방금 서씨 가문의 늙은이들이 오빠가 너랑 이혼할 거라고 말했어. 그리고 사생아도 생겼다며! 유씨 가문의 남자들은 왜 다 하나같이 바람을 피지 못해 안달이 난 거야! 빌어먹을 놈들!]

선빈은 핸드폰 너머로 울며 심하게 욕을 퍼부었다. 그녀는 유씨 가문의 남자들을 비난한 뒤, 곧 희영에게로 욕설을 이어갔다.

[그리고 너! 전에 대단했었잖아! 예전에는 어른들 앞에서 허주아를 칼로 찌르려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그 더러운 년이 오빠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니 왜 더러운 두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지 않은 거야?]

[허희영, 3년 사이에 패기가 다 사라진 거야? 넌 오빠의 장난감이야? 왜 뭐든 오빠의 비위를 맞추는 건데!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

선빈은 한바탕 소리 지르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의 소리가 너무 컸기에 희영은 귀가 멍해졌다.

희영은 손을 들어 귀를 문지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허주아, 어지간히도 급한가 보네.’

‘내가 이혼 서류에 서명한 것을 알자마자 소문을 퍼뜨리다니.’

‘상황이 뒤바뀌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희영은 선빈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선빈 씨, 너무 걱정하지 마. 이혼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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