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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기현아, 희영이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서준모가 천천히 말했다. 기현은 놀란 표정을 보이더니, 조금 망설이다가 물었다.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 두 분을 찾으러 온 게 아니었나요?”

“우리에게 이혼한다고 통보하러 온 거야.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와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어.”

서준모는 더 이상 기현을 쳐다보지 않고 피곤한 눈빛으로 그를 내쫓았다.

“네가 그동안 늘 못되게 굴었으니 상처받은 거지.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앞으로는 네가 원하는 상대를 만나 결혼해. 우린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 거야.”

모두가 서씨 가문의 두 노인이 딸의 죽음으로 유씨 가문의 사람들, 심지어 기현마저 원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현은 결국 그들의 외손자였다. 딸을 그렇게 사랑했으니, 기현을 미워할 수는 없었다.

결국 서준모는 정훈에 관한 이야기를 기현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대역이라는 건 그리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현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두 사람이 이미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니, 이 비밀은 이쯤에서 묻어두기로 했다.

...

서씨 저택을 떠난 희영은 임시로 머물고 있는 호텔로 돌아갔다. 그녀는 차가운 물로 얼굴의 눈물을 씻어냈지만, 가슴이 여전히 아팠다.

희영은 한참이 지나서야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저녁에 무용단 동료들과의 모임이 있어서, 그녀는 울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그때 기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희영은 바로 끊어버린 후, 그를 차단했다.

‘멍청한 놈, 내가 말할 줄 모르는 걸 알면서 전화를 해? 그냥 날 혼내려고 걸어온 전화겠지?’

내일 고급 ‘정신병원’으로 휴가를 가야 하니, 희영은 밤에 늦게 돌아오는 게 걱정되어 미리 짐을 챙겼다.

짐을 다 정리한 후, 기현에게서 카톡이 와 있는 걸 발견했다.

[외할머니가 너 때문에 쓰러지셔서 지금 병원에 있어.]

기현이 곧이어 주소를 보내왔다. 그곳은 서씨 가문이 투자한 개인 병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전에 임서향은 희영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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