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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희영은 그들의 반응에 매우 만족했다.

오히려 임서향이 몇 년 동안 혼자서 겪었던 고통과 비교하면,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희영은 약간의 예의는 갖추었지만 그리 친절하지 않게 고개를 살짝 숙이고 인사한 뒤,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아가야! 돌아와!”

송혜정이 서둘러 그녀를 쫓았다. 그러나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서준모가 재빠르게 그녀를 붙잡아주었다.

희영은 몇 걸음 밖에 가지 않았기에 뒤에서 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으나, 고개를 돌리지 않고 걸음을 멈추지도 않았다.

저택을 나서려던 찰나, 기현이 급히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의 표정은 엄청 어두웠다.

희영을 보자 화를 내려고 하는 듯했지만, 그녀의 얼굴에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보자 마음이 저릿해졌다.

희영은 기현을 보지 못한 것처럼 그를 스쳐 지나갔다. 그를 쳐다보거나 멈출 생각이 없었다.

기현은 희영의 팔을 붙잡고 강하게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힘이 엄청나서, 하마터면 희영의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

희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잘 차려입은 모습과 익숙한 시선이 귀찮기만 했다.

“허희영, 이혼은 네가 원해서 한 거잖아. 절차를 밟을 땐 한 번도 주저하지 않았으면서, 지금 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앞에서 왜 우는 거야? 내가 이혼을 강요한 건 아니잖아?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기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희영은 그의 손에서 벗어나며 중지를 세웠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기현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희영의 모습에 당황했다.

‘어르신들께 이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러 온 게 아닌가?’

‘왜 이런 태도를 보인 거지?’

기현은 주아가 보낸 메시지를 받은 뒤 회의를 중단하고 급히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다급했던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여보!”

그때 거실에서 서준모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현은 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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